[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8일 오전 덕수궁 석조전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 정부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할 국가유산 정책 추진과제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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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민 국가유산청장. (사진=국가유산청) |
이날 간담회에서 허 청장은 ‘문화강국의 원천 K-헤리티지, 국민 곁으로 세계 속으로’를 국가유산청의 새 비전으로 발표한다. 주요 정책 추진방향으로 △국민과 함께 K-헤리티지를 향유하는 ‘열린 국가유산’ 실현 △K-헤리티지를 통한 글로벌 유산 강국 도약 △조직·인사·예산 혁신으로 국민 중심의 국가유산 행정 효율성 향상 등을 제시한다.
‘열린 국가유산’ 실현을 위해 먼저 국민의 국가유산 접근성을 강화한다. 내·외국인 관람 수요가 높은 고궁 야간개방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조선왕릉과 명승옛길 등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유산들을 정비·개방한다.
대규모 개발사업과 국가유산보호의 균형을 위한 ‘똑똑한 규제개혁’도 추진한다. 신도시 조성 등 대규모 사업 발굴 현장에서 국가유산청, 사업시행자, 자문단이 매장유산 관련 쟁점사항을 사전에 조정하는 ‘발굴현장 합동지원단’을 확대하고, 대규모 개발사업 확정 이전 단계에서 국가유산에 미치는 영향을 미리 검토하는 ‘사전영향협의 제도’를 본격화한다.
상대적으로 소외된 분야의 유산과 제작·형성된 지 50년 미만인 ‘우리시대’ 유산도 적극 발굴한다. 철도역사, 발전소, 조선소 등 건축·산업유산과 영화·대중가요 초기자료 등도 유산으로 선제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최근 폭우와 산불 등으로 국가유산 피해가 잇따른 만큼 기후위기에 대비해 국가유산 안전관리를 강화한다. 국보와 보물 등 목조문화유산의 방재설비를 2030년까지 고도화한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토대로 한 재난관리 시스템을 통해 국가유산 재난피해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실시간 대응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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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회의에 맞춰 야간경관 조명 정비 중인 첨성대의 정비 이후 예시 모습. (사진=국가유산청) |
‘K-헤리티지’를 통한 글로벌 유산강국 도약의 일환으로 높아지는 국가유산 문화상품에 대한 수요를 반영한 ‘경복궁 플래그십 스토어’ 조성을 추진한다. 경복궁 주차장 구역에 건립할 예정이며 2026~2027년 2년간 총 사업비 168억원이 투입된다.
내년 7월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성공적인 개최에도 힘을 쏟는다. 개최국으로서 세계유산위원회의 의제를 주도하고 협약국들과의 교섭활동을 통해 세계유산 이슈에 대해 대한민국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한국의 갯벌 2단계’ 등재도 이끈다는 계획이다.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발맞춰 세계유산이자 천년고도인 경주의 아름다움을 각인시킬 수 있도록 월성, 황룡사지 등 경주역사유적지구 핵심유적을 정비한다. 세계유산축전,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활용행사를 통해 경주를 비롯한 K-헤리티지의 가치를 확산한다.
문화유산분야 남북교류도 준비한다. 남북 관계 개선 상황에 따라 2018년 이후 중단된 개성 고려궁성(만월대) 남북 공동조사를 재개하고, 최근 북한의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금강산’ 내 유점사 복원 지원을 위한 민간단체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조직·인사·예산 혁신에도 앞장선다. 과감한 내부 개혁을 통해 성과 중심의 조직과 인사관리를 도입하고 AI와 K-헤리티지 글로벌 브랜드화 같은 신성장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발굴과 투자를 확대한다. 조직문화 개선 및 능력과 성과 우수자 중심의 승진을 추진해 보다 생산적인 행정을 구현할 계획이다.
허 청장은 “국가유산이 국민의 자랑과 자부심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책의 출발점”이라며 “문화강국의 뿌리이자 K-컬처의 원천인 K-헤리티지의 가치가 국내를 넘어 세계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 다양한 정책을 발굴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재정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