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진숙 前방통위장 면직 다음날 자택서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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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위반 혐의… “출석 6회 불응”
李측 “불출석 사유서 냈는데 무시”
與, 4월 유튜브 발언 문제삼아 고발
與 “사필귀정” 野 “야만적 정치”

수갑 찬 손 들어보이며 “대통령 위에 개딸 권력 있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오후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 혐의로 체포된 뒤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도착해 수갑을 들어 보이며 “(체포를) 개딸이 시켰느냐. 대통령 위에 개딸 권력이 있다”라며 항의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수갑 찬 손 들어보이며 “대통령 위에 개딸 권력 있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오후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 혐의로 체포된 뒤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도착해 수갑을 들어 보이며 “(체포를) 개딸이 시켰느냐. 대통령 위에 개딸 권력이 있다”라며 항의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면직 하루 만인 2일 경찰에 체포됐다. 이 전 위원장은 “상상도 못 할 일”이라며 반발한 반면에 여당은 “사필귀정”이라고 논평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자택 인근에서 이 전 위원장을 국가공무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전 위원장은 지난해 8월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좌파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집단” “다수의 독재로 흐르면 민주주의가 아닌 최악의 정치 형태가 된다” 등의 발언을 했다. 경찰은 이를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자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올 4월 30일 이 전 위원장을 경찰에 고발했다.

이번 체포는 이 전 위원장이 면직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30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출범과 함께 자동 폐지됐고, 이 전 위원장도 이달 1일 0시 부로 자동 면직됐다. 경찰은 고발장을 접수한 뒤 이 전 위원장에게 6차례 출석을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전 위원장은 이날 영등포경찰서로 압송되며 수갑을 찬 두 손을 들어 보이며 “전쟁입니다. 이재명(대통령)이 시켰습니까, 정청래(민주당 대표)가 시켰습니까, 아니면 개딸들이 시켰습니까? 방송통신위원회를 없애는 것도 모자라서 저 이진숙에게 이렇게 수갑을 채우는 겁니까?”라고 말했다. 이어서 “지난달 27일 오후 2시에 조사에 응하기로 했으나,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안 본회의 상정으로 전날 저녁부터 27일 저녁까지 국회에 있어야 했다”며 “이런 사정을 알리고 불출석 사유서도 제출했는데, 그거 가지고 이렇게 수갑을 채우고 있다”고 했다. 이 전 위원장은 이날 경찰의 조사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야만적인 정치”라고 비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가족과 함께 명절을 준비하던 집에 경찰이 들이닥친 충격은 마치 ‘게슈타포식 기습’과 다름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민주당 부승찬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공직자로서의 본분을 망각하고 망언을 일삼은 데 따른 사필귀정”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실 입장을 밝혀 달라는 질문에 “대통령실 입장은 아니다”라며 사견임을 전제로 “공식적으로 3회 이상 소환에 불응하면 체포영장이 발부되고 체포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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