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아파트 시장에서 미분양 물량이 1만가구를 웃돌며 지역별 온도 차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서울과 맞닿아 '준서울'로 불리는 지역은 미분양 가구가 거의 없거나 소수에 불과한 반면 서울 접근성이 떨어지는 외곽 지역은 미분양 물량이 누적되고 가격도 내림세를 보인다.
18일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경기 지역의 미분양 가구는 1만513가구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올해 1월 1만5135가구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전국 최고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멀수록 미분양 가구가 집중되는 양상이 뚜렷하다. 실제 경기도 내 31개 시군 중 미분양이 1000가구가 넘어서는 지역은 수도권 외곽에 속하는 평택(3482가구), 양주(1642가구), 이천(1190가구)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의 미분양 가구 수는 총 6314가구로 경기 전체 미분양 물량에서 60%를 차지했다. 반대로 서울과 인접한 광명, 과천, 구리 등은 미분양 가구가 전혀 없거나 100가구 미만 수준에 머물렀다.
이러한 격차는 가격 흐름에서도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7월 기준 평택은 -0.78%로 경기 내에서 가장 큰 낙폭을 보였고 파주는 -0.36%, 이천은 -0.31%로 뒤를 이었다. 반면 과천(2.48%), 성남(1.96%), 광명(0.89%), 안양(0.76%) 등 서울과 인접한 지역은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전세 시장도 마찬가지다. KB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경기도 전셋값 변동률은 구리가 10.72% 상승해 도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과천이 8.5%, 하남이 6.64%를 기록하는 등 서울 생활권과 가까운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강세를 보였다.
청약 시장에서도 양극화 현상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달 과천시에서 분양한 '디에이치아델스타'는 1순위 모집 159가구에 8315건이 몰리며 평균 52.3대1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4월 의왕시에서 공급된 '제일풍경채의왕고천'도 165가구 모집에 3560명이 지원해 평균 21.58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외곽 지역에서는 청약 흥행이 부진했다. 지난 7월 평택에서 분양한 '브레인시티메디스파크로제비앙모아엘가'는 1순위 청약에서 1200가구 모집에 22건만 신청돼 평균 0.02대1 경쟁률에 그쳤다. 같은 달 이천에서 공급된 '부발역에피트에디션'도 692가구 모집에 66건만 접수돼 평균 0.1대1에 머물렀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미분양은 지역별 수요와 시장 흐름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로 최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요자들이 미분양이 적은 지역으로 쏠리고 있다"며 "특히 서울과 인접한 지역은 실거주 만족도와 미래가치 모두 높아 향후 가격 상승 여력이 크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준서울권에서 신규 아파트 분양 소식이 이어지며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흥토건은 이달 경기도 구리시 교문동 일원 딸기원2지구 재개발 정비사업을 통해 들어서는 '중흥S-클래스 힐더포레'를 분양한다. 단지는 지하 4층~지상 15층, 22개 동, 1·2단지 총 1096가구 규모다. 이 중 전용면적 59·84㎡ 637가구를 일반분양한다. 단지 앞 경춘로를 통해 차량과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지하철 7호선 상봉역과 8호선 구리역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으며 강남·잠실 등 주요 업무지구 접근성도 우수하다.
KCC건설은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향산리 일원 한강시네폴리스 산업단지 조성사업을 통해 짓는 '오퍼스 한강 스위첸'을 선착순 분양 중이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최고 25층, 9개 동, 전용면적 84·99㎡ 총 1029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되며 계약 조건은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를 적용해 수분양자의 자금 부담을 낮췄다.
대우건설은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일원에 '망포역 푸르지오 르마크'를 분양 중이다. 단지는 지하 8층~지상 40층, 3개 동, 전용면적 62~100㎡ 총 615가구로 공급된다. 전 가구에 발코니 확장을 무상 제공해 체감 분양가가 낮으며 1차 계약금 5%로 수요자들의 자금 부담도 덜었다. 수인분당선 망포역 초역세권 입지를 갖췄고 단지와 지하철을 연결하는 '직결 통로'가 설치될 예정으로 노선을 통해 신분당선 판교역과 강남역, 지하철 1호선 환승역인 수원역을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GS건설은 이달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일원에서 상록지구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을 통해 '안양자이 헤리티온'을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하 5층~지상 최고 29층, 17개 동, 총 1716가구 규모의 단지로 이 중 조합원과 임대물량 등을 제외한 전용면적 49~101㎡, 639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도보 거리에 수도권 1호선 명학역이 위치한 역세권 입지다.
또 GS건설은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 광명12R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을 통해 이달 '철산역자이'를 분양할 계획이다. 단지는 지하 7층~지상 최고 29층, 19개 동, 총 2045가구 규모이며 전용면적 39~84㎡ 650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지하철 7호선 철산역이 도보권에 위치해 교통이 편리하며 광명시청·시민회관·세무서·경찰서·법원 등 주요 관공서가 밀집해 있다.
SK에코플랜트와 HDC현대산업개발은 다음달 경기도 의왕시 고천동 일원에서 '의왕 SK뷰 아이파크'를 분양할 계획이다. 지하 3층~지상 최고 40층, 11개 동, 총 1913가구 규모이며, 949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예정돼 있다. 인근에 현충탑공원, 고천체육공원 등 다양한 공원이 있고 고천초, 의왕중, 우성고 등이 가깝다.
[박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