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경험하고 느껴봐야 안다” ‘빅리그 선배’ 김하성이 김혜성에게 전하는 말 [MK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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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다저스와 새롭게 계약한 김혜성의 행보는 김하성의 그것과 많이 비교되고 있다. 같은 키움히어로즈 출신 내야수로서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했고, 주전 자리가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내로라하는 슈퍼스타들과 함께 뛰고 있다는 점에서 두 선수의 상황은 묘하게 닮았다.

자연스럽게 김하성이 키움 후배이자 메이저리그 후배인 김혜성에게 어떤 조언을 남겼는지가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 김혜성도 앞선 인터뷰에서 “(김)하성이형한테 많이 물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김하성은 김혜성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있을까?

지난 3월 샌디에이고와 대한민국 대표팀의 경기가 끝난 뒤 기념사진을 찍는 김하성과 김혜성의 모습. 사진= MK스포츠 DB

지난 3월 샌디에이고와 대한민국 대표팀의 경기가 끝난 뒤 기념사진을 찍는 김하성과 김혜성의 모습. 사진= MK스포츠 DB

탬파베이 레이스 스프링캠프 훈련장에서 만난 김하성은 “야구와 관련된 것은 본인이 해야 할 것이니 딱히 내가 해줄 조언이 많지는 않다”며 이에 대해 말했다.

대신 그는 “생활하는 부분이나 체력 관리, 이런 것들은 얘기해주고 있다”며 주로 조언해주는 부분에 대해 말했다.

주로 선배가 후배에게 해주는 조언은 걱정에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 김하성도 다르지 않았다. “혜성이가 워낙 운동을 열심히 하고, 쉬지를 않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걱정이 된다”며 걱정을 드러냈다.

“캠프 때만 경기를 하는 게 아니지 않은가. 캠프 때 경쟁하느라 보여주고 싶고, 이런 마음도 생기겠지만, 결국 시즌 때도 잘해야 한다. 캠프 때 시즌 준비를 잘해서 100%, 120%의 모습을 갖고 (시즌을) 시작해도 모자라는데 캠프 때 너무 무리하면 시즌 때 퍼져버릴 수도 있다.”

김하성은 이어 자신의 경험담을 얘기해줬다. “나도 처음에 왔을 때는 경쟁이 심하다 보니 캠프 때부터 엄청 열심히 했다. 새벽 5시부터 나와서 운동하고 그랬다. 그러고 나니 시즌에 들어갈 때가 되니까 남은 체력이 없었다. 체중도 엄청나게 빠졌다. 그런 것들을 조심하라고 얘기해줬다.”

김하성이 4년의 빅리그 경험을 통해 얻은 결론은 결국 직접 부딪혀봐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 MK스포츠 DB

김하성이 4년의 빅리그 경험을 통해 얻은 결론은 결국 직접 부딪혀봐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 MK스포츠 DB

김혜성이 팀 내 최소 체지방율로 화제가 된 것도 김하성에게는 걱정이 되는 모습이었다.

그는 “야구 선수로서 162경기를 원정을 다니며 치르면 체지방이 조금은 있는 것이 체력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밥도 좀 먹으라고 하는데 밥(탄수화물)을 잘 안 먹고 단백질만 먹는다”며 걱정하는 모습을 숨기지 않았다.

선배는 “다 잘되라고” 하는 걱정이지만, 후배 입장에서는 ‘잔소리’ 심하면 ‘오지랖’으로 들릴 수도 있다.

김하성도 이걸 모를 정도로 둔감하지는 않다.

그는 “또 각자만의 스타일이 있는 것 아니겠는가. 쉬지 않고 운동하는 스타일도 몇 년간 몸에 익은 방법일 테고 밥을 잘 안 먹는 것도 몇 년간 자신에게 맞는 식단일 것이다. 그렇기에 딱 ‘이거다’하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자신에게 맞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결론은 딱 하나로 모인다. 자신의 직접 부딪혀가며 느끼는 것이 최고다.

김하성은 “결국은 혜성이가 느껴봐야한다. 1년은 직접 경험하고 나면 다 공부가 되고 경험이 될 것이다. 아무리 내가 말을 해줘도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모를 것이다. (이)정후도 1년 경험을 하고나니 혜성이에게 똑같은 조언을 해주고 있다. 내가 정후에게 했던 말을 정후가 혜성이에게 똑같이 말하고 있다. 정후도 처음에는 못 느꼈다. 결국 자신이 직접 경험하기 전에는 모르는 것”이라며 생각을 전했다.

김혜성은 앞서 김하성이 걸었던 것과 비슷한 길을 가고 있다. 사진= AP= 연합뉴스 제공

김혜성은 앞서 김하성이 걸었던 것과 비슷한 길을 가고 있다. 사진= AP= 연합뉴스 제공

그러면서 그는 김혜성에 대한 응원도 잊지 않았다. “혜성이는 신체 능력도 좋고 운동 능력도 너무 좋은 선수다.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나와 비슷한 상황인데 좋은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배우는 것들도 많을 것이다. 이런 선수들과 함께한다는 것 자체가 혜성이 야구 경력에서도 야구가 엄청나게 느는 계기가 될 거라 생각한다”며 말을 이었다.

김혜성은 앞서 강정호, 김하성이 그랬던 것처럼 ‘아시아 선수들은 메이저리그에서 내야로 성공하기 힘들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정후도 “하성이형이 먼저 보여줬다. 우리도 잘해서 그런 편견을 깨서 같은 유형의 선수들이 많이 도전할 수 있게끔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김하성은 “그런 편견은 이제 옛날 말이 됐다”며 자기 생각을 전했다. “혜성이도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것이다. 능력이 있기에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관심을 가졌고 오퍼를 한 것이다. 메이저리그에 온 것 자체가 야구에 대한 재능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잘할 거라 생각한다. 지금 캠프를 치르면서 혜성이도 야구가 엄청나게 늘고 있을 것이다.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후배의 성공을 확신했다.

[포트 샬럿(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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