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국내 대표 성장주로 꼽히는 NAVER(035420)(네이버)와 카카오(035720)의 주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네이버는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성장 동력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한 달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카카오는 뚜렷한 돌파구 없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25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네이버는 전거래일 대비 1.68% 오른 19만 3200원에 마감했다. 한 달 새 15% 넘게 상승한 수치다. 주가 상승을 견인한 것은 외국인 투자자의 거센 매수세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가 네이버를 6210억원어치 순매수해 네이버는 외국인 순매수 1위 종목에 올랐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사업 확장 계획이 투자자들의 기대를 자극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지난 11일 AI를 활용한 주요 사업 중장기 전략 방향에 대해 공개했다. AI 기술과 검색, 콘텐츠, 쇼핑 등 기존 서비스 간 연계를 강화해 수익화한다는 게 골자다.
실적 성장세도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한 2조 7156억원을,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8.2% 증가한 525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광고 부문 매출 회복이 뚜렷하다. 네이버 광고사업 핵심 부문 중 하나인 디스플레이광고(DA) 매출은 지난해 1분기 마이너스(-) 13.1%, 같은 해 3분기 -9.5%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으나, 올해 1분기와 3분기는 각각 5.3%, 11.0%로 플러스 성장세로 개선됐다.
증권가에서도 광고 부문 실적 회복과 AI 활용 전략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며 주가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AI 신규 광고 상품의 상용화 이후 추가적인 단가 상승이 기대된다”며 “내년 상반기 쇼핑앱 별도 출시에 따라 거래액(GMV) 성장세가 가속화되고, 합산 트래픽 증가 추세와 함께 본격적으로 모멘텀도 발생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구체화된 AI 활용 전략과 서비스 변화에 따른 성장이 주가에 반영될 시기”라며 내년도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전년 대비 8.5%, 20.3% 증가한 11조 5000억원과 2조 4000억원으로 전망했다.
반면 최근 한 달 새 카카오 주가는 오히려 1%가량 하락하며 네이버와 격차가 벌어졌다. 지난 13일 장중에는 3만 850원까지 내리며 52주 최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최근 6개월(5월24일~11월25일)간 주가는 20% 넘게 하락한 모습이다. 같은 기간 카카오페이(377300)(-27.06%), 카카오게임즈(293490)(-21.34%), 카카오뱅크(323410)(-4.19%) 등 이른바 ‘카카오 형제’ 주가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의 합산 시가총액은 6개월 전 36조 6220억원 규모에서 이날 종가 기준 30조 9490억원으로 6조원가량 증발했다.
카카오 3분기 실적은 매출액이 전년 대비 4% 줄어든 1조 9214억원, 영업이익은 5% 증가한 1305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소폭 웃돌았지만 투자심리는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광고 수익 감소와 콘텐츠 사업 부진 등으로 4분기에도 성장세 둔화를 반전시키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향후 전망도 엇갈린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2조 7896억원, 5265억원으로 한 달 전 전망치 대비 각각 0.92%, 3.0%씩 증가했다. 올해 연간 실적 전망치 역시 매출액이 한 달 전 추정치(10조 5627억원)보다 0.65% 증가한 10조 6317억원, 영업이익은 2.32% 증가한 1조 9610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카카오의 경우 영업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는 분위기다. 에프앤가이드에서 집계한 카카오의 올 4분기 매출액 전망치는 한 달 전 2조 1049억원에서 2조 296억원으로 3.58%, 영업이익 전망치는 1512억원에서 1468억원으로 2.91% 각각 감소했다. 올해 연간 매출액 전망치는 8조 1292억원에서 7조 9536억원으로 한 달 새 2%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