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폐업 신고 올들어 벌써 925건, "임대로 전환…금융·세제 동시 지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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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공사비 상승과 미분양 아파트 증가 등으로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중견·중소 건설사마저 연쇄 부실로 인해 폐업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행이 잇따르고 있다. 업계에선 세제 혜택과 자금 수혈을 동시에 지원하는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0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건설업 폐업 신고는 925건으로 집계됐다. 종합건설사와 전문건설사를 합한 수치다. 이 중 70%가 지방에 집중됐다. 최근엔 광주광역시에 기반을 둔 중견 건설사인 영무토건(시공능력평가 111위)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는 등 자금난을 이기지 못한 지역 건설사의 부실은 되풀이되고 있다.

업계에선 가장 큰 원인으로 ‘악성 미분양’을 꼽는다. 주택을 준공한 뒤에도 주인을 찾지 못해 그만큼 건설사의 재무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원청사의 미분양 누적으로 하도급 비용이 연체되면 비교적 규모가 작은 전문건설사까지 무너지는 구조다.

경북의 한 건설업체 대표는 “한 공사 현장에서 미분양이 크게 발생하면 배관과 인테리어, 마감 등 전문 건설업체 십여 곳이 한꺼번에 무너진다”며 “장기간 불황에 더는 버티지 못한 현장에서 연쇄 부도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 기반 중견 건설사 대표 역시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해 리츠(부동산투자회사) 등의 대책이 나왔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라며 “속히 임대로 전환할 수 있게 지원하거나 파격적인 금융 규제 완화로 수요가 움직이도록 하는 게 시급하다”고 했다.

개발업계 관계자는 “지방 현장의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해 취득세 50% 감면과 양도소득세 5년간 면제 등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주고 주택 수 산정 때 지방은 제외 범위를 넓혀야 한다”며 “시장 수요를 되살릴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금융업계 관계자도 “지방 거래 활성화를 위한 LTV(담보인정비율) 완화 검토 등의 미분양 대책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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