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취 논란에 의회서 눈물 흘린 英재무[지금, 이 사람]

8 hours ago 1

英 최초 여성 재무장관 리브스
복지수당 삭감해 예산 절감 주도
당내 반발에 후퇴, 교체설 확산
英 국채가격 4월이후 최대 하락

2일 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오른쪽)이 하원 총리 질의에서 키어 스타머 총리의 발언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런던=AP 뉴시스

2일 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오른쪽)이 하원 총리 질의에서 키어 스타머 총리의 발언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런던=AP 뉴시스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은 총리의 무능을 감추기 위한 ‘인간 방패’다.(케미 베이드녹 영국 보수당 대표)”

영국 노동당 정부가 50억 파운드(약 9조3000억 원)의 지출 절감을 목표로 한 복지개편안 관철에 실패하면서 영국 재정 상황에 대한 시장의 불안이 커졌다. 특히 지출 삭감을 주도한 리브스 장관 교체설까지 확산되면서 영국 국채가격은 올 4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일 기준 영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장 대비 0.16%포인트 오른 4.61%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여파로 시장이 요동친 올 4월 이후 하루 기준 최대 상승 폭이다. 이날 파운드화 가치는 달러 대비 0.9%, 유로화 대비 0.7% 각각 하락했다.

영국 정부는 복지 수당을 대폭 삭감해 약 50억 파운드의 예산을 절감하는 법안을 추진했지만 저소득층 피해를 우려한 당내 거센 반발에 부닥쳤다. 결국 1일 하원에선 장애인과 장기질환자를 위한 복지수당 변경을 보류한 수정안이 찬성 335표 대 반대 260표로 첫 관문을 간신히 통과했다. 한 달 새 세 번째 진행된 정책 변경으로 5일 집권 1주년을 맞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노동당 내각이 최악의 정치적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여기에 2일 스타머 총리가 하원 총리 질의에서 리브스 장관의 거취를 묻는 야당 대표의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피해 논란이 확산됐다. 당시 총리 옆에 앉아 있던 리브스 장관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생중계돼 교체설이 대두됐다. FT는 “총리가 향후 거취에 관한 질문에 전폭적 지지를 밝히지 않자 장관이 눈물을 흘리는 듯했다”고 전했다. 더타임스는 리브스 장관이 회의 직전 린지 호일 하원의장과 말다툼을 하며 “너무 많은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하는 등 감정이 격해진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논란이 커지자 스타머 총리는 “리브스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재무장관직을 수행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리브스 장관은 영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재무장관이다. 그는 보수당 집권 중 악화된 재정적자를 해결하겠다며 진보 정당에선 이례적으로 긴축 재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노동당에선 복지보다 재정을 우선한다는 비판에, 재계에선 친(親)기업 정책이 부족하다는 불만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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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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