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콜로라도주 의회 의사당에 걸린 초상화를 두고 “내 얼굴을 왜곡했다”며 불만을 드러냈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새로운 초상화를 얻었다. 공개 지적한 지 3개월여 만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전 초상화는 무려 6년간 건물 내에 걸려 있었지만, 트럼프의 반발 이후 철거됐다. 지난 1일 그 자리에는 새로운 초상화가 걸렸다. 트럼프는 이에 훨씬 만족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외신은 전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SNS 플랫폼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새 초상화 사진과 함께 “재능 넘치는 화가 바네사 호라부에나(Vanessa Horabuena), 그리고 위대한 콜로라도 주민들에게 감사한다”고 올렸다.
콜로라도 의사당 건물 자문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는 전 상원의원 로이스 코트는 AP에 “벽에 초상화가 비어 있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느꼈다”며 “백악관에서 교체용 초상화를 보낸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것을 걸기로 결정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 논란은 지난 3월 트럼프가 SNS에 “누구나 못나게 나온 사진이나 그림은 싫어한다. 그런데 콜로라도 주 의사당에, 다른 대통령들과 함께 걸려 있는 내 초상화는 내가 본 그림 중 가장 왜곡된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촉발됐다.
하지만 트럼프의 주장과는 달리, 해당 초상화는 트럼프 재임 중 공화당의 지원 아래 제작된 것으로, 민주당 소속 자레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가 직접 설치한 것은 아니다.
당시 폴리스 주지사 대변인 앨리 설리번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콜로라도 주 의사당과 예술 작품에 관심이 있다는 사실에 주지사도 놀랐다”며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사람의 관심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후 공화당 의원들이 초상화 교체를 요구했고, 민주당 의원들도 이에 동의했다. 당시 콜로라도 주 하원 민주당 대변인 재럿 프리드먼은 “공화당이 트럼프 초상화에 시간과 예산을 쓰겠다면 그건 그들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초기 초상화를 그렸던 작가 사라 보드먼은 트럼프의 이미지를 일부러 왜곡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오바마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초상화도 그렸던 그녀는 AP와의 인터뷰에서 “의사당에 걸려 있을 당시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받았다”며 “트럼프의 비판은 41년 넘게 이어온 내 사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고, 회복이 어려운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한편 콜로라도 지역 매체 콜로라도 선은 최근 의사당 자문위원회가 대통령 초상화 대신 역대 주지사 초상화로 교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