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는 텅 비어 있고 교통·생활 인프라가 부족해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경기 안산시 반달섬 오피스텔에 거주 중인 A씨)
지난달 31일 찾은 반달섬과 경기 시흥시 ‘거북섬’은 대체로 한적한 분위기였다. 섬 내부를 기준으로 1층 상가 10곳 중 한두 곳 정도만 입실을 마친 상태였다. 입주민을 제외하면 사람이 드물었다. 관광·휴양 기능을 갖춘 복합산업단지라는 말이 무색하게 느껴졌다.
이번 대선에서 정치적 이슈로 떠오른 거북섬은 반달섬과 함께 ‘시화MTV(멀티테크노밸리) 사업’으로 조성된 인공섬이다. 1996년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는 산업 용지 공급을 위한 시화호 북측간석지 개발 목적으로 이 사업을 추진했다. 두 섬 모두 시화MTV 산업단지의 주거 배후지 역할을 해 생활권이 겹친다.
거북섬 상가 미분양률은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달섬도 공실 문제가 심각하다. 섬 내부에선 편의점 2곳이 영업 중이고 1층 상가 기준으로 90%가량이 공실 상태였다. 개발되지 않은 공터에는 쓰레기가 방치돼 있었다. 반달섬 C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반달섬 외곽지역 상업시설 1층은 그나마 상가가 찼지만 2, 3층은 비어 있어 공실률은 50% 수준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나마 주택 시장은 미분양이 적다. 거북섬 아파트 단지 6곳 중 4곳은 입주가 됐고 2곳은 공사 중이다. 대형마트, 대중교통 등 생활 인프라가 부족한 편이다. 하지만 시화MTV 산업단지 ‘직주근접’과 영구 바다 조망권 등이 입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시흥금강 펜테리움 오션베이아파트’ 전용면적 84㎡는 3월 6일 5억5000만원(24층)에 거래됐다. 최고가인 5억9000만원(작년 7월, 25층)보단 낮지만, 최근 3개월 새 정왕동에서 거래된 단지 중에선 가장 높은 금액이다.
반달섬 인근 주거용 오피스텔도 속속 입주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교통·주차 인프라 부족은 한계점으로 꼽힌다. 안산 500번 버스와 수요응답형버스(DRT)의 배차 간격, 탑승 대기시간 등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주차장 부족도 심각하다. 편도 3차선 도로는 고작 1개 차선만 이용할 수 있다.
안산=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