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텐하흐 레버쿠젠 감독이 2025~202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개막 2경기만에 경질 위기에 놓였다. 1무1패로 부진한 성적도 문제지만 선수단 관리 실패와 전술적 역량 부족이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사진출처│레버쿠젠 홈페이지
에릭 텐하흐 레버쿠젠 감독(55·네덜란드)가 독일 분데스리가 개막 2경기만에 경질 위기에 놓였다.
독일 매체 ‘키커’는 1일(한국시간) “텐하흐 감독을 둘러싼 상황이 점점 어렵게 변해가고 있다. 2025~2026시즌 분데스리가에서 고작 2경기(1무1패)만 치렀지만 벌써부터 팀의 신뢰를 잃었다”고 보도했다. ‘빌트’ 역시 “레버쿠젠 구단은 텐하흐 감독이 부임 후 아직도 팀에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2일 여름이적시장을 마감한 뒤 특단의 조치를 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텐하흐 감독은 올해 5월 사비 알론소 전 감독(스페인·현 레알 마드리드)의 후임으로 레버쿠젠의 지휘봉을 이어받았다. 레버쿠젠은 2023~2024시즌 알론소 감독 체제에서 분데스리가 사상 첫 무패 우승을 달성했다. 그러나 2024~2025시즌을 2위로 마친 뒤 알론소 전 감독을 비롯해 플로리안 비르츠(독일), 제레미 프림퐁(네덜란드·이상 리버풀), 그라니트 자카(스위스·선덜랜드), 요나탄 타(독일·바이에른 뮌헨), 아민 아들리(모로코·본머스) 등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이적했다. 변화 속에서도 일관된 전력을 유지하고자 텐하흐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그러나 초반 행보가 불안하다. 올 시즌 분데스리가 개막 후 호펜하임전(1-2 패)과 베르더 브레멘전(3-3 무)에서 기대이하 경기력을 보였다. 특히 지난달 30일 베르더 브레멘전에서 보인 전술적 역량이 수준이하라는 혹평이 잇달았다. 당시 레버쿠젠은 후반 19분까지 3-1로 앞서고 있었고, 상대의 퇴장으로 수적우세를 등에 업었지만 후반 31분과 추가시간에 잇달아 골을 내주며 비겼다.
‘빌트’는 “레버쿠젠 수뇌부는 이미 텐하흐 감독 체제에서 일이 잘못 흘러가고 있다고 판단했다.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며 “베르더 브레멘전에서는 2-1로 앞서던 후반 19분 파트릭 쉬크(체코)와 에세키엘 팔라시오스(아르헨티나)가 페널티킥(PK) 상황에서 자신들이 키커로 나서겠다고 다투는 모습이 포착됐다. 텐하흐 감독이 레버쿠젠을 이끌기엔 전술적 역량이 부족하다는 사실은 물론, 리더십까지 완전히 상실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고 설명했다.
레버쿠젠 주장 로베르트 안드리히(독일)도 현재 팀이 처한 어려운 상황에 대해 우려를 보였다. 그는 복수의 독일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2022년 10월 알론소 전 감독이 소방수로 취임하기 앞서 우리는 분데스리가 17위까지 추락했었다. 당시 선수단 전체가 동기부여 문제를 겪었는데,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라며 텐하흐 감독의 리더십이 바닥에 떨어졌음을 간접적으로 알렸다.
시몬 롤페스 레버쿠젠 단장(독일)이 A매치 휴식기 도중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스카이스포츠 독일’은 “롤페스 단장은 텐하흐 감독 선임에 가장 큰 목소리를 낸 인물이었다. 휴식기동안 페르난도 카로 의장(스페인)에게 향후 계획을 잘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다”며 “다만 텐하흐 감독은 현재 부진의 원인이 자신이 아닌 외부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독일 언론의 비판적 태도가 불만이며, 자신을 향한 구단 수뇌부의 지원이 부족하다고 여긴다”고 밝혔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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