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밤~3일 아침 강릉의 최저기온은 30.4도로, 1911년 이 지역 지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7월 기준 역대 가장 무더운 밤을 보냈다. 지난해 7월 31일 세워진 1위 기록과 같은 기온이다. 역대급 폭염이 찾아왔던 지난해 7월 말에나 나타났던 기온이 올해는 7월 초에 기록된 것이다. 강릉은 전날 밤 최저기온도 30.3도로 초열대야를 보냈다.
장마전선이 평년보다 일찍 북상하며 한반도에 이른 무더위가 찾아온 가운데 기상청은 3일 “제주는 지난달 26일, 남부지방 이달 1일 장마가 끝났다”고 밝혔다. 제주는 15일, 남부 지방은 12일만에 장마가 끝난 셈이다. 기존 제주의 최단 장마 기간은 1973년 7일, 남부지방은 같은해 6일이다. 제주는 날짜 기준 역대 가장 일찍 장마가 종료됐다.
장마가 일찍 끝난 이유는 북태평양 고기압 확장의 결과다. 평년보다 힘이 강한데다 필리핀 해상에서 열대 요란(태풍의 씨앗)이 발달하며 북대평양 고기압을 한반도 방향으로 빠르게 밀어 올렸다. 중부 지방의 경우 북쪽 찬공기의 남하나 티베트 고기압 확장, 열대저압부 발생 등 기압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남아있어 아직 장마가 끝났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열대저압부가 발생하면 한반도에 폭염이 강해지거나 집중호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3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남부지방을 중심으로는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기상청은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의 최고체감온도가 33도 이상, 일부 경기도와 강원동해안, 충청권, 남부지방, 제주도동부는 35도 내외로 올라 매우 무덥겠다”며 “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수준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4일 아침 최저기온은 21~28도, 낮 최고기온은 30~37도로 예보됐다. 강원 강릉이 37도까지 오르고 강원 동해와 대구 울산 36도, 경북 구미와 포항 35도 등으로 무더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1도 수준이다.
이날 오전부터 낮 사이 인천 및 경기북부와 강원영서북부에는 5~20mm의 비가 예보됐다. 비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돌풍과 함께 천둥 번개가 치는 곳이 있을 것으로 보여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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