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근처 노인을 위한 집, 디테일부터 다르다는데… [집코노미-집 100세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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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5.22 07:00 수정2025.05.22 07:00

강남권 근처 노인을 위한 집, 디테일부터 다르다는데… [집코노미-집 100세 시대]

‘AIC’(Aging In Community·지역사회 계속 거주). 시니어주택 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액티브 시니어’는 평생을 살아 온 도시환경에서 노년을 보내길 원한다. 병원과 쇼핑, 문화 등 인프라가 잘 갖춰진 서울 도심의 시니어주택이 꾸준히 인기를 끄는 이유다.

서울 강남권 입지의 신축 시니어주택이 지난달 문을 열었다. 한미글로벌의 부동산 개발 자회사인 한미글로벌디앤아이가 송파구 위례신도시에서 공급한 ‘위례 심포니아’ 얘기다. 최덕배 한미글로벌디앤아이 전무는 “자연 친화적이면서 강남권의 생활을 그대로 누릴 수 있다”며 “시니어주택 공급을 활성화하려면 수요가 많은 수도권 및 대도시 권역에 분양형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대 아우르는 시니어주택”

위례 심포니아는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 지하 4층~지상 19층, 1개 동, 115실 규모로 조성됐다. 신도시답게 각종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인근에 위례 트램선이 예정돼 있다. 스타필드와 이마트트레이더스, CGV 등이 인접해 있다.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세계로병원, 국립경찰병원, 중앙보훈병원 등 대형병원 접근성도 우수한 편이다. 4.4㎞ 길이의 산책로인 ‘휴먼링’과 생태하천 등도 쉽게 이용할 수 있어 주거환경도 쾌적하다.

최덕배 한미글로벌디앤아이 전무

최덕배 한미글로벌디앤아이 전무

단지 내 어린이집이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최 전무는 “시니어주택과 어린이집을 혼합해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지역형 시니어주택을 표방한다”고 밝혔다. 자연스레 세대 간 교류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예컨대 시니어주택 입주민이 여유가 있을 때 등하교 지도를 하거나, 재능기부 식으로 어린이들 대상 교육을 할 수도 있다. 고령층만 모여 사는 것보다 세대 교류가 이뤄질 때 시니어들이 더 여유롭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니어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설계 디테일도 눈에 띈다. 최 전무는 “시니어주택의 중심 공간도 아파트처럼 거실과 부엌이긴 한데, 공동시설인 식당에서 식사 서비스가 제공되는 만큼 주방의 크기는 조금 줄였다”며 “어르신은 행동이 다소 느려지므로 단차를 없애고 비상벨과 안전 손잡이를 설치하는 등 화장실 설계에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주택형은 실면적 기준 약 43㎡(13평형)부터 약 85㎡(26평형)까지 다양하다.

시니어주택 입주민은 대개 액티브 시니어다. 최 전무는 “식사와 청소 등 가사에서 해방된 상태로 편안하고 활동적인 노후생활을 즐기려는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과 편의 서비스를 마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단지엔 간호사가 상주한다. 입주민은 운동처방사의 도움을 받아 맞춤형 운동 지도도 받을 수 있다. 선큰라운지와 사우나, 스크린골프, 피트니스 센터, 영화관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도 마련됐다.

“전문적인 PM 뒷받침돼야”

‘심포니아’는 한미글로벌이 만든 시니어주택 브랜드다. 이 단지가 첫 번째 작품이다. 한미글로벌디앤아이는 두 번째 심포니아 개발 프로젝트도 검토하고 있다. 고령화가 무서운 속도로 진행되면서 시니어주택 시장은 점점 더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모회사인 한미글로벌도 사업 분야를 시니어로 확장하고 있다. 인천 서구 청라경제자유구역의 1000가구 넘는 시니어주택단지 건설사업과 여러 생명보험사의 요양시설 개발사업 PM(건설사업관리)을 수행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에 들어선 시니어 주택 '위례 심포니아' 전경. 한미글로벌 제공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에 들어선 시니어 주택 '위례 심포니아' 전경. 한미글로벌 제공

시니어주택 프로젝트는 전문적인 PM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최 전무는 “접근성과 안정성, 편의성을 동시에 고려한 ‘배리어프리’ 설계와 유니버설(범용) 디자인이 접목돼야 하는 만큼 다양한 요소를 관리할 수 있는 엔지니어링 역량이 요구된다”며 “아파트처럼 분양해 버리는 시행사업이 아니라 운영사업이므로 면밀한 부대시설 계획, 건축물의 생애주기비용을 고려한 유지관리비용 계획 등도 잘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례 심포니아' 단지 내 식당 전경. 한미글로벌 제공

'위례 심포니아' 단지 내 식당 전경. 한미글로벌 제공

건설업계가 앞다퉈 시니어주택에 관심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공급 활성화를 가로막는 허들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구감소지역을 제외하고 임대형 시니어주택 건설만 허용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최 전무는 “시니어주택 공급에 금융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데, 임대로만으로는 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며 “수요가 없는 인구감소지역보다 수도권과 대도시 권역에 분양형을 도입하되, 과거 발생한 문제점을 잘 관리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니어주택 대상이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으로 양분화돼 있는 것도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꼽힌다. 저소득층 대상 시설은 공공 주도로 공급되고 있고, 민간에선 수익이 보장되는 고소득층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중산층 노인을 위한 집이 없다는 뜻이다. 최 전무는 “정부도 실버스테이 제도 등 다양한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며 “도시지역 등에 인접해 지역 커뮤니티시설 활용이 가능한 경우엔 시설을 컴팩트하게 갖춘 중산층 타깃 시설도 공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65세 인구가 전 국민의 20%를 웃도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습니다. 은퇴한 시니어 세대에게 건강과 주거가 핵심 이슈입니다. ‘집 100세 시대’는 노후를 안락하고 안전하게 보낼 수 있는 주택 솔루션을 탐구합니다. 매주 목요일 집코노미 플랫폼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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