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과실인데 징역형?”…현직 판사가 짚은 ‘민식이법 과잉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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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과실인데 징역형?”…현직 판사가 짚은 ‘민식이법 과잉 처벌’

입력 : 2026.06.29 22:06

[연합뉴스]

[연합뉴스]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교통사고를 가중 처벌하는 일명 ‘민식이법’의 양형기준이 지나치게 높아 개별 사건의 책임 정도에 맞게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현직 판사의 제언이 나왔다.

장지웅 수원지법 안산지원 판사는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강당에서 ‘교통범죄와 양형’을 주제로 열린 양형연구회 제16차 심포지엄에 발표자로 나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19년 스쿨존 내 어린이 사망 사고를 계기로 마련된 민식이법은 운전자에게 최대 무기징역까지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세부 양형기준을 보면 어린이 교통사고 치상 범죄의 감경구간 하한은 징역 6개월 또는 벌금 300만원, 치사 범죄의 하한은 징역 1년 6개월이다. 이는 폭행치사나 일반상해(하한 징역 2개월), 중상해(하한 징역 6개월) 등 다른 범죄군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장 판사는 “어린이 교통사고 범죄는 경미한 주의의무 위반까지 포함하는 순수한 과실범이어서 행위의 불법성이 미약한 경우를 배제할 수 없다”며 “그럼에도 형량 범위가 위험운전치사상에 준하는 수준으로 설정돼 있어 경미한 과실조차 과도하게 처벌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형량의 하한선이 높아 개별 사건의 책임을 충실히 반영하기 어려운 만큼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은미 국선전담변호사 역시 “과실 정도와 사고 경위가 매우 다양한 만큼 책임에 상응하는 형량이 선고될 수 있도록 적절성을 지속해서 검토해야 한다”며 뜻을 보탰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음주측정거부 범죄의 형량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장 판사는 “음주운전을 하고 측응에 응한 사람이 오히려 측정을 거부한 사람보다 더 무겁게 처벌받을 수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이승준 연세대 로스쿨 교수는 “음주측정거부는 단순한 의무 불이행이 아니라 중대한 사법방해범죄”라며 형량 상향 검토에 동의했다.

이어진 주제 발표에서 류부곤 경찰대 법학과 교수는 자율주행·약물·고령자 운전 등 새로운 교통 환경에 맞춘 정밀한 양형기준을 제언했다.

류 교수는 특히 자율주행차 사고와 관련해 “운전자의 통제 가능성이 현저히 축소되는 환경인 만큼 시스템을 설계·운영한 제조사가 새로운 책임 주체로 부상하게 된다”며 자율주행 단계(0~5단계)에 따른 책임 차등화를 주장했다. 가령 고도 자동화 단계인 4단계 이상의 사고에서는 제조사에 절대적인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취지다.

또한 류 교수는 약물운전의 경우, 단속 검출 약물의 96%가 의료용 마약류 및 의약품인 현실을 감안해 불법 마약과 의료용 처방약을 다층적으로 구분하는 양형인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토론자로 참여한 소준섭 춘천지법 강릉지원 판사는 “약물운전 처벌을 강화한 개정 도로교통법이 시행된 지 3개월이 채 되지 않아 판례가 부족하므로 양형기준 마련은 신중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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