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홍준표, 맞수토론서 맞붙어
洪 “尹은 의리의 사나이, 韓은 배신의 아이콘”
韓 “넥타이 받으면 계엄 옹호해야 하나”
“사사건건 깐족대고 시비 거는 당 대표를 두고 대통령이 참을 수 있었겠나” (홍준표 전 대구시장)
“홍 전 시장처럼 대통령 옆에서 아부했던 사람들이 계엄에 책임이 있다.”(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25일 서울 광화문 채널A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 일대일 맞수토론에서 ‘반탄파’(탄핵 반대파) 홍 전 시장과 ‘찬탄파’(탄핵 찬성파) 한 전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책임 등을 포함해 전방위 난타전을 벌였다. 두 사람은 3시간동안 쉴 새 없이 네거티브 공격을 주고 받고 수시로 언성을 높였다. 한 전 대표는 사전에 준비해 온 자료를 토론 중간 넘겨보면서 과거 홍 시장의 각종 논란을 직설적으로 캐물었고, 홍 전 시장은 한 전 대표를 향해 13차례 ‘깐족거린다’고 했다.
● “깐족댄다” “정신 나갔다” “개판됐다”…막말 토론이날 1시간반씩 두차례 열린 토론 1부에선 한 전 대표가 주도권을 쥐고 홍 전 시장을 향해 선공에 나섰고, 2부에선 홍 전 시장이 주도권을 갖고 한 전 대표를 상대로 반격했다.
토론이 시작되자마자 두 후보는 탄핵 찬반을 두고 언성을 높였다. 홍 전 시장은 한 전 대표를 “윤 전 대통령의 아바타”라며 “다만 한 사람(윤 전 대통령)은 의리의 사나이인데 다른 한 사람(한 전 대표)은 배신의 아이콘”이라는 점에서 다르다고 주장했다. 홍 전 시장은 “김건희 여사가 해외 순방 때마다 넥타이 2개를 사서 하나는 동훈이 준다고 자랑하고 다녔다”면서 “김 여사를 형수라고 불렀는데, 형수한테 못된 짓 하는 건 이재명과 똑같다”고 했다.
이에 한 전 대표는 “홍 후보는 누가 넥타이 주면 그 사람 잘못을 그냥 따라가 주냐. 넥타이 받으면 계엄 옹호해야 하냐”고 맞받았다. 이어 홍 후보를 향해 “시중에서 홍 후보를 ‘코박홍’이라고 부르는 것을 알고 있느냐”며 “코를 박을 정도로 90도로 아부했다는 것”이라고 했다.홍 전 시장과 한 전 대표는 거친 말을 주고받으며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홍 전 시장이 십여차례 “깐족거린다”고 하자, 한 전 대표는 “대체 깐족이라는 말을 몇번이나 쓰냐”고 발끈했다. 홍 후보는 “오늘 깐족대는 것만 보고 다음부터 안 쓸 것”이라며 “깐족댄다는 표현을 모르고 저래 쌌네(저렇게 말하네)”라고 대응했다.
홍 전 시장은 공방 중 상기된 얼굴로 한 전 대표에게 “정책을 물어라”며 버럭 화를 냈다. 이어 “품격에 맞게 행동하라”며 “겉으로 품격 있는 척하고 뒤로 엉뚱한 짓을 하니까 나라가 개판 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전 시장은 “깐죽거리며 토론하는 사람하고는 더 이상 이야기하기 어렵다. 방송 그만하고 싶다”며 “우리 당원들이 한 후보 찍으면 진짜 정신 나간 사람들”이라고도 했다.
홍 전 시장은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내외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글이 게재됐다. 한 후보의 가족이 범인인가. 아닌가”라며 한 전 대표의 당원게시판 논란으로 공세를 폈다.
한 전 대표는 홍 전 시장의 과거 여성 비하 발언을 거론하며 “‘여성 최고위원에게 여자는 밤에만 쓰는 것’ ‘주막집 주모’ 등 말씀하신 적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홍 전 시장은 “그런 말 한 적 없다. 주막집 주모는 말했다”고 했다.● 金, 보수 유튜버와 방송…안철수-이준석 AI토론
이날 토론이 없었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우파 유튜버들과 라이브 방송을 했다. 김 전 장관은 방송에서 “윤 전 대통령이 믿고 맡겼는데 이렇게 가까운 인간관계가 어떻게 원수가 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한 전 대표를 비판했다. 김 전 장관은 “공과 사는 한 짝이다. 손도 왼손과 오른손이 있지만 한 몸”이라며 “한 전 대표처럼 갈라서 칼로 베듯이 공과 사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바로 좌파들의 독특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개혁신당 대선 후보인 이준석 의원과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 앞에서 인공지능(AI) 기술패권을 주제로 토론을 했다. 정책 행보로 차별화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대선 후보 2차 경선 당원 투표에 참여할 선거인단을 76만5773명으로 확정했다. 당원 선거인단 투표(50%)와 국민여론조사(50%) 합산 방식으로 진행되는 2차 경선 결과는 29일 발표된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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