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정부가 케이(K)북의 북미 시장 진출을 돕는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세계적 열풍과 맞물려 K컬처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만큼, 뉴욕 상담회를 열어 K북의 북미 진출을 본격화하겠다는 계산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4~5일 미국 뉴욕 엔와이시 세미나앤콘퍼런스센터에서 ‘찾아가는 뉴욕도서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찾아가는 도서전은 2015년부터 문체부에서 추진한 해외 진출 지원사업이다. 지난해에는 3개국에서 총 609건의 수출 상담으로, 약 1025만 달러 규모의 계약 가능한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체코(프라하), 폴란드(바르샤바), 대만(타이베이)에 이어 뉴욕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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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열린 ‘찾아가는 타이베이도서전’ 수출 상담 모습(사진=문체부 제공). |
이번 뉴욕 상담회에는 △문학동네 △창비 △다산북스 △웅진씽크빅 등 국내 15개 출판사가 직접 참가한다. 현지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는 국내 출판사의 경우 위탁도서 100종에 대한 수출 상담을 비씨(BC)에이전시가 맡는다.
미국 측에서는 세계 5대 출판사에 속하는 △펭귄랜덤하우스 △하퍼콜린스 △사이먼앤슈스터 △아셰트 △맥밀란 등 대형 출판사가 대거 참가한다. 또 세계 문학 에이전시인 △트라이던트 미디어그룹과 △와일리 에이전시를 비롯해 디지털·오디오콘텐츠 기업인 △오버드라이브 △레코디드 북스 등이 참가해 다양한 출판 지식재산(IP) 수출 상담을 진행한다.
문체부에 따르면 최근 미국 시장에서도 K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요 문학상 수상과 베스트셀러 진입 등의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김혜순 시인의 ‘날개환상통’(문학과지성사)은 2024년 한국 최초로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NBCC) 시 부문을 수상했다. △차호윤 작가의 그림책 ‘용을 찾아서’(열린어린이)는 2025년 한국인 최초로 콜더컷(칼데콧) 명예상을 수상했다.
△김수지 작가의 로맨스 판타지 웹소설 ‘상수리나무 아래’는 지난해 미국에서 종이책 출간 후 뉴욕타임스(NYT) 베스트셀러 하드커버 소설 부문 7위를 차지했다. △이민진 작가의 ‘파친코’(인플루엔셜)도 2024년 뉴욕타임스 21세기 100대 도서 중 15위에 선정된 바 있다. 이외에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김초엽, 허블)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미예, 팩토리나인) 등 한국의 미스터리스릴러, 공상과학(SF), 판타지, 에세이 및 웹소설·웹툰 기반의 장르문학도 미국 시장에 활발히 진출 중이다.
이의 일환으로 문체부는 재외한국문화원을 통해 케이북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자 문화원 소장도서를 현지 수요에 맞춰 새롭게 추천·전시하고 있다. 그 첫 시작으로 주뉴욕한국문화원에서 아동도서 332종을 새롭게 추천·전시하고, 9월 중에 박현민 아동작가가 참여하는 현지 독자 행사를 개최한다.
임성환 문체부 미디어정책국장은 “미국 출판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지만 세계 시장으로 확산할 수 있는 전략적 거점”이라며 “‘찾아가는 뉴욕도서전’을 계기로 K북의 북미 진출을 본격화하고, 한국출판이 세계 무대에서 확실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시장과 분야를 다변화하는 맞춤형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