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 美차량테러 사건서
전현직 군출신 등 유사점 확인
사이버트럭 폭발 테러 용의자
메달 수상 경력 ‘그린베레’ 출신
FBI, 사건 연관성 추적에 총력
‘샴수드 딘 자바르(뉴올리언스 차량돌진 테러) vs 매튜 리벨스버거(라스베이거스 트럼프호텔 사이버트럭 폭발 테러)’
새해 벽두부터 발생한 차량 테러의 범인들이 미국 특수부대 출신으로 확인되면서 수사당국이 두 사건 간 연관성을 추적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두 사건 모두 동일한 방식으로 차량을 빌리고 전현직 육군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두 사건 발발을 계기로 연방 불법 이민자 추방을 내세우고 있지만 두 사건 용의자들은 이민자가 아닌 미국에서 태어난 시민권자로 확인돼 범행 동기를 두고 더욱 의문이 커지는 상황이다.
미 연방수사국(FBI) 발표를 종합하면 지난 1일(현지시간)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중심가에서 차량을 몰고 돌진해 14명의 사망자 등 최소 45명의 사상자를 낸 샴수드 딘 자바르(42·현장서 사살)는 지난 2007년부터 육군에서 복무를 시작, 2009~2010년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됐다. 2015~2020년까지는 예비역으로 복무했다.
자바르가 테러 당시 사용한 픽업트럭에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ISIS’를 상징하는 검은 깃발이 걸려 있었으며 자바르는 개종한 이슬람교도로 파악됐다. FBI는 자바르와 소통한 외국 또는 국내 연락책이 있는지에 대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수사 상황을 보고 받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2일 기자들과 만나 자바르가 차량 돌진 테러를 감행하기 몇시간 전, 테러 현장 근처의 아이스박스 2개에 각각 폭발물을 설치했으며, 이를 터뜨릴 원격 장치를 자신의 차량 안에 넣어 두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1일 오전 라스베이거스 트럼프호텔 앞에서 발생한 테슬라 사이버트럭 폭발 사이의 연관성 유무를 조사하고 있으나, 직접적인 관계를 보여주는 물증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사건 용의자는 특수부대 ‘그린베레(Green Beret)’ 소속 현역병인 매튜 리벨스버거(37·현장서 사망)로, 머리에 총상을 입은 채 불에 타 숨졌다. 수사당국은 차량 폭발 전에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용의자는 지난달 28일 덴버에서 테슬라 사이버트럭 차량을 빌려 범행 장소인 라스베이거스까지 순차적으로 이동했다. 마침내 사건 발생 당일인 1일 오전 7시 30분께 트럼프호텔 앞을 지나쳤고, 1시간 뒤 다시 호텔 앞으로 돌아와 정차했고 수초 만에 차량이 폭발했다.
차량 안에는 두 개의 총기와 폭죽, 여권, 군인 신분증 등이 있었으며 해당 총기들은 모두 합법적으로 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AP통신에 따르면 공격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며 이 폭발로 7명이 경상을 입었지만 트럼프호텔에는 거의 피해가 없는 상황이다.
내구성이 강한 사이버트럭 구조로 인해 폭발물의 충격이 외부로 확산하지 않고 차량 내부에서 상당 부분 흡수됐다는 분석이다.
공교롭게도 뉴올리언스 차량 돌진 테러 용의자처럼 리벨스버거는 개인 차량 소유자가 임대자와 1대1로 연결해 차량을 빌리는 ‘투로’(Turo) 사이트를 이용했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리벨스버거는 2006년 육군에서 복무를 시작해 두 차례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됐으며 우크라이나와타지키스탄, 조지아, 콩고 등에서도 복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무 중 다수의 청동별과 육군 표창 메달을 받았는데 수사당국은 “이 사건은 이런 종류의 (화려한) 군 경력을 가진 개인에게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의 정교함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FBI 관계자는 “트럼프 빌딩 앞이라는 점, 테슬라 차량이라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현재로서는 (범행 동기가) 특정 이념 때문이라고 확실히 말하거나 암시하는 정보는 없다”고 섣부른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