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이 남미 지도자 중 처음으로 남극을 방문했다. 남극 대륙에 대한 영유권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칠레 대통령실은 보리치 대통령이 이날 그리니치표준시(GMT)로 오후 8시 남극점에 있는 아문센-스콧 기지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장관과 환경부 장관과 함께 군용 C-130 수송기를 타고 칠레 남부 푼타 아레나스에서 출발한 보리치 대통령은 남극 대륙 북부의 칠레 연구기지를 거쳐 남극점으로 이동했다.
보리치 대통령은 TV로 송출한 영상 메시지를 통해 “대통령이 남극을 방문해 칠레의 ‘남극 미션’에 대해 논의한 것은 처음”이라며 “우리에게 기념비적인 순간”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남극 대륙 일부에 대해) 우리가 주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주장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식적으로 남극 대륙에 대해서는 어떠한 영유권도 인정되지 않는다. 1959년 미국과 구소련 등 12개국은 “남극 지역을 오로지 평화적 목적으로만 항구적으로 이용하고, 영유권 등 국제적 불화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는 취지의 남극조약을 체결했다.
1961년 발효된 남극조약에는 현재 58개국이 가입돼 있으며, 한국도 회원국이다. 그러나 처음 조약을 체결한 12개국 중 칠레를 비롯해 노르웨이, 뉴질랜드, 아르헨티나, 영국, 프랑스, 호주 등 7개국은 남극 대륙 일부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남극을 방문한 국가 지도자 중 보리치 대통령은 역대 세 번째다. 2007년 헬렌 클라크 당시 뉴질랜드 총리가 최초로 남극을 방문했다. 2011년에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당시 노르웨이 총리가 탐험가 아문센의 정복 100주년을 기념해 남극을 다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