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10시 38분 기준 코스피는 전일 대비 0.26% 하락한 2,470.87에 거래되고 있다. 개인(+1643억 원)과 기관(+187억 원)이 순매수하고 있지만 외국인이 2085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증시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같은 시간 코스닥도 전일보다 0.25% 떨어진 710.09에 거래되는 중이다.
삼성전자(―2.21%)와 SK하이닉스(―2.55%), 한미반도체(―2.81%) 등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 15일(현지 시간) 엔비디아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5% 넘게 급락한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15일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의 중국용 저사양 인공지능(AI) 반도체인 ‘H20’의 대중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제품에 대한 규제를 철회했는데, 최근 중국이 미국에 ‘맞불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한 보복책으로 다시 규제 카드를 꺼낸 것이다. 이에 엔비디아는 H20의 대중 수출이 어려워진 점을 고려해 재고 처리 등 비용 부담으로 올 1분기(1~3월) 실적에 55억 달러 규모의 분기 손실을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미국 정부는 H20 반도체가 중국 슈퍼 컴퓨터에 사용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H20은 엔비디아의 주력 제품인 H200, B200 등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는 편이다. 하지만 H20을 여러 개 사용할 경우 AI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 당장 저비용, 고성능으로 전 세계 AI 생태계에 큰 충격을 줬던 중국 딥시크 역시 H20로 AI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와 금융가에서는 미국의 이 같은 방침에 크게 당황하는 분위기다. 바로 전날 엔비디아가 미국에서 인공지능(AI) 생산 설비를 구축하기 위해 4년간 5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기 때문이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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