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70억달러 규모로
전년比 7% 성장세 기록해
중화권 사모펀드 시장이 2년 연속 하락세를 딛고 지난해 반등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가 최근 발간한 ‘중화권 사모펀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본토와 홍콩, 대만, 마카오를 비롯한 중화권 사모펀드(PE) 시장은 지난해 전년 대비 7% 증가한 470억달러의 거래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바이아웃(경영권거래) 회복세에서 크게 기인했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들은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거시경제 역풍 속에서 대형거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전히 그로쓰(성장자본) 딜이 거래 건수면에서는 우위를 차지했지만, 바이아웃 거래가 전체 거래가치의 29%를 차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오 주 베인앤드컴퍼니 중화권 PE 총괄은 “운용사(GP)들이 전통적인 성장자본 투자에서 인수합병(M&A)로 전략을 선회한 데엔 경제 성장 둔화, PE 소유 기업의 기반 확대가 M&A 기회를 증가시킨 점, 창업자들이 전문 경영과 확장성을 우선시하며 M&A에 개방적인 태도를 보인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달러 기반 펀드와 위안화 기반 펀드의 전략적 차이도 뚜렷했다. 달러 기반 GP들은 헬스케어, 서비스, 소매와 같은 경기방어적 내수 산업에 집중했다. 반면 위안화 기반 GP들은 반도체와 전기차 같은 국가전략사업에 투자를 두배 늘렸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 관련 기관 투자자 거래 활동이 지난 5년 평균(2018~2023년)과 비교해 지난해 2배 늘었다. 지난해 글로벌 GP들은 거래액의 6%만을 차지하며 활동이 급감했다. 5년 평균(24%)과 비교해 큰 하락이다.
기업공개(IPO) 시장 부진에 따라 지난해 엑시트(투자회수)도 위축됐다. 엑시트 채널 축소와 수익률 불규칙성이 시장에 도전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펀드 자금 조달은 여전히 둔화했으며 상위 펀드에 집중됐다. 지난해 자금 조달의 약 70%는 상위 10개 GP가 차지했다. 이는 2020년(30%)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대형 GP의 검증된 실적과 운영 전문성이 자금조달 과정에서 더욱 매력적으로 부각됐다는 설명이다.
낸시 정 베인앤드컴퍼니 중화권 M&A 총괄은 “운영환경의 어려움에 대응해 GP들이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며 “성장자본에서 M&A로의 전환 외에도 GP들이 더 많은 크로스보더(국경간거래)와 볼트온(동종업계 인수) 거래를 탐색하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현지 GP들의 크로스보더 거래는 지난해 강한 회복세를 보였다. 현지 시장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국 내 성장을 가속화하거나, 중국 내 공급망과 연구개발(R&D) 역량을 활용해 제품 개발과 시장 진출을 신속하게 추진하는 전략과 연계되면서다.
경제상황 악화로 인해 소규모 인수가 늘고, 어려움을 겪는 산업군에서 통합이 이뤄지는 한편 정책적 지원도 뒷받침되면서 볼트온 인수도 높은 수익률을 창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