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명 배우 이어 모델도…태국·미얀마 국경 실종자 '구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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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1.18 15:49 수정2025.01.18 15:49

중국 모델 양쩌치/사진=Ms Mou 웨이보

중국 모델 양쩌치/사진=Ms Mou 웨이보

태국에서 인신매매 조직에 납치됐다가 미얀마 국경 지역에서 발견된 중국 배우 왕싱(31)에 이어 실종됐던 중국 모델 양쩌치(25)도 구출됐다.

18일 태국 현지 매체 더 네이션과 중국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태국·미얀마 국경 지역에서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양쩌치가 전날 무사히 중국으로 귀국했다고 밝혔다. 중국 공안부도 전날 성명을 통해 양쩌치와 다른 여러 피해자가 구출돼 중국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다만 양쩌치가 구체적으로 어디에서 발견됐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양쩌치는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영상에서 "한 명 한 명의 도움이 없었다면 돌아올 수 없었다"면서 국민적인 관심에 고마움을 전했다.

중국 공안부는 양쩌치 외에 다른 피해자들도 함께 구조돼 중국으로 송환됐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중국과 태국 경찰의 공조 수사로 피해자들이 구금돼 있던 사기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파악된 12명의 용의자를 공동으로 체포했다.

미얀마는 2021년 쿠데타 이후 범죄 조직이 태국 국경을 따라 번성했고, 외국인에게 합법적인 일자리를 약속해 유인한 후 감금시켜 보이스피싱 등 온라인 사기에 가담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쩌치도 영화 출연 제안을 받고 태국으로 출국했다가 실종됐다. 그는 방콕에 도착한 후 지난해 12월 21일 태국·미얀마 국경으로 이동했다.

양쩌치는 그로부터 8일 후인 12월 29일 어머니와의 영상 통화를 마지막으로 소식이 끊겼다. 그는 통화 중 검은 옷을 입고, 의자에 앉아 손에 테이블을 얹고 있었는데, 눈에 상처를 입은 것으로 보였다는 게 가족들의 설명이었다.

양쩌치 가족은 앞서 영화 '엽문3', 드라마 '매괴적고사' 등에 출연했던 왕싱이 이달 말 미얀마에 있는 중국계 범죄조직에 끌려갔다 사흘 만에 구출된 후 "사건 경위가 비슷하다"며 당국에 실종 신고를 했다.

양쩌치의 아버지 양하이타오는 "아들이 운이 좋았다"며 "모든 사람의 도움으로 중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 평화연구소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등에 총 30만5000명의 사기꾼이 매년 390억달러(59조9010억원)의 범죄 수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중국의 범죄 조직과도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왕싱, 양쩌치와 같은 방식으로 미얀마에서 실종된 중국인이 174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당국은 미야와디 지역에서만 지난해 약 10만명이 보이스피싱 등 사기 범죄에 연루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 안보부는 국경 간 통신망 사기에 대해 "강력한 단속을 계속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왕이 외교부장도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발생 중인 온라인 도박, 통신 사기 단속을 촉구하며 태국과 미얀마 국경에서 이 같은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중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의 시민에게도 위협과 손해를 끼쳤다고 말했다.

홍콩 정부는 최근 태국에 실종된 자국민을 귀국시키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파견한 데 이어 미얀마 남동부 지역에 대한 여행 경보를 '심각한 위협'으로 상향하고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유명 연예인까지 납치 피해를 보면서 중국인들의 태국 여행 취소가 도미노처럼 이어져 태국 정부와 관광업계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태국 관광업계는 이번 사태로 춘제 기간 중국인 관광객이 최대 20%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3550만명 중 중국인이 673만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타격이 상당할 전망이다.

한국 외교부도 이미 미야와디 지역에 대해 여행금지(4단계) 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패통탄 친나왓 총리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최근 사건이 태국인에 의해 일어난 것은 아니지만 중국 관광객 사이에 안전에 대한 우려를 일으켰다"며 초국가적 범죄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의 글을 게재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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