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소녀 인신매매·성폭행"…前 대통령 성범죄에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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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1.18 20:12 수정2025.01.18 20:12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거리 시위를 진압한는 경찰/사진=EPA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거리 시위를 진압한는 경찰/사진=EPA

볼리비아가 에보 모랄레스(65) 전 대통령의 성범죄 혐의로 시끄러운 상황이다. 현지 법원은 모랄레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볼리비아 타리하 지방법원의 넬손 로카바도 판사가 17일(현지시간) 검찰의 예방적(예비적) 구금 명령 청구 사건 심문에 지속해서 출석하지 않은 모랄레스 전 대통령에 대해 직권으로 체포·수색영장을 발부했다고 현지 일간 엘데베르와 AP통신이 보도했다. 모렐라스 전 대통령은 성관계 목적으로 여성 청소년을 인신매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로카바도 판사는 또 피의자의 금융계좌 동결과 자산 흐름 추적 등도 명령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의료진단서를 첨부한 불출석 사유서를 냈지만, "검토 결과 출석을 하지 않아도 되는 정당한 사유라고 보이지 않는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2006년부터 2019년까지 13년 동안 볼리비아 최고 지도자였다. 하지만 대통령 재임 시절 15세였던 여성 청소년의 의지와 관계없이 강제로 성관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소녀는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자녀를 출산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볼리비아 검찰총장은 앞서 관련 보도자료에서 "검찰은 관련 고소장을 접수하고 모랄레스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며,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발생을 막기 위해 유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타리하 검찰청은 신속한 영장 집행을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지만, 현지 검찰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도보 행진과 도로 점거 등을 수시로 진행하며 강하게 저항하고 있기 때문.

볼리비아 전통 식물인 코카 농부 이력이 있는 모랄레스는 원주민(아이마라) 출신으로, 원주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원주민 출신으로 2005년 처음 대통령직에 오른 후 2009년 대선과 2014년 대선에서도 당선됐지만, 4선 연임을 시도한 2019년 대선에서 부정 의혹이 불거져 볼리비아를 떠났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해당 사건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현 정부의 정치적 공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현 정부는 나를 감옥에 보내면, 불만을 품은 국민의 목소리를 잠재울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나를) 체포하려 든다"며 "(제 반대 세력이) 민주주의가 부여한 정당성을 통해 달성할 수 없는 것을 권력 남용을 통해 얻으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현지 언론은 검찰 수사 강도에 따라 오는 8월 17일로 예정된 대선을 앞두고 사회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지난해 재집권 의지를 밝혔는데, 대통령직 출마 횟수 제한과 관련한 볼리비아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법적으론 피선거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

현직 대통령인 같은 당 루이스 아르세(61)은 한때 최측근으로, 그가 집권하면서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볼리비아에 2020년 귀국했지만, 재집권을 시도하며 '원수지간'이 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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