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스마트폰 입지 흔들, 관세폭탄까지…삼성 '리더십 공백' 구원투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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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 TV'를 19년 연속 세계 1위로 올려놓은 고(故)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의 빈자리를 채울 인사가 단행될 전망이다. 한 부회장이 이끌던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후임으로는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이 거론되고 있다.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 전경훈 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 등도 후보군으로 언급된다.

삼성전자, DX부문장 후임 인사 절차 '속도'

31일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한 부회장 장례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 후임 인선 작업을 진행 중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회장이 중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만큼 리더십 공백 상황을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해소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는 관측이다.

당장 이번 주 안에 이사회를 열어 후임 인사가 논의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부회장은 DX부문장뿐 아니라 생활가전(DA)사업부장, 품질혁신위원장을 맡았다.

업계 안팎에선 노 사장을 유력한 DX부문장 후보로 보고 있다. 노 사장이 유력하게 꼽히는 이유 중 하나는 대표이사 부회장 선임 요건인 사내이사직을 맡고 있다는 점이다. 노 사장은 2022년 3월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고 이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됐다.

그는 2010년 갤럭시S를 개발한 공로로 '자랑스러운 삼성인상 기술상'을 수상한 스마트폰 개발 전문가로 꼽힌다. 2020년 MX사업부장을 맡으면서 갤럭시 생태계를 버즈·워치 등의 제품군으로 확장했단 평가다. 세계 최초 인공지능(AI) 스마트폰인 갤럭시S24 출시로 AI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한 공로도 인정된다.

용 사장은 TV 개발 전문가로 지난해 11월 인사 당시 승진했다. 2021년 12월 VD사업부 개발팀장을 맡았고 이듬해 12월 부사업부장을 역임했다. 기술·영업·전략 등의 분야에서 활약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사장 승진 인사로 TV 사업 1위 기반을 강화할 것이란 기대를 받았다.

전 사장은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 성장을 이끈 통신기술 전문가다. 포스텍 교수 출신으로 2012년 입사해 네트워크 개발팀장, 네트워크 사업부장 등을 맡아 5G 세계 최초 상용화 등의 성과를 이뤄냈다. DX 사업 선행연구를 총괄해 미래 먹거리 발굴을 주도할 것이란 기대를 받았다.

가전 시장 리더십 '흔들'…"기존 계획 차질 없을 것"

한 부회장이 함께 맡던 DA사업부장엔 문종승 개발팀장(부사장)이 언급된다. 삼성전자에선 개발팀장이 차기 사업부장으로 발탁되는 경우가 많다. 문 부사장은 당초 한 부회장이 기조연설자로 예정됐던 비스포크 AI 제품군을 소개하는 미디어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맡기도 했다.

이와 함께 용 사장이 DA사업부장직도 맡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노 사장이 DX부문장을 맡게 될 경우 최원준 MX사업부 개발실장(부사장)이 빈자리를 대신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 부사장은 모바일 단말·칩세트 개발 전문가다. 세계 최초 5G 단말 사용화, 갤럭시S10·노트10 적기 출시로 기술 리더십을 끌어올렸단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리더십 공백을 빠른 시일 안에 털어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2인 대표이사 체제를 복원해 부문별 사업책임제를 확립하고 핵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려 했던 계획이 올스톱 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9일 정기 주총을 통해 '투톱 체제'를 공식 복원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공백을 맞았다. 무엇보다 스마트폰, TV, 가전 등 모덴 제품에 AI를 적용해 시장을 선도하겠다던 한 부회장의 구상대로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추진력이 필요한 상황.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수량 기준으로 점유율이 2022년 이후 하락세인 데다 TV 시장에서도 금액 기준 2017년 이후 최저 점유율을 기록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던진 '관세 폭탄'에도 대응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간 유예했던 멕시코에서 들여오는 수입품에 관세 25%를 관철시키면 삼성전자 입장에선 대응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는 멕시코에서 TV·냉장고·세탁기 등 가전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 문 부사장은 지난 28일 행사에서 "기존부터 저희가 구체적으로 추진 방향과 계획을 세우고 진행하고 있다. 차질 없이 사업계획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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