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의 역사가 궁금하다면 고개 들어 SM을 보게 하라’. 1세대 대표 아이돌 그룹 H.O.T.와 S.E.S.를 시작으로 보아, 신화,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엑소, 레드벨벳, NCT, 에스파 그리고 라이즈까지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매 세대 업계의 선두주자가 되어 아이돌 산업을 이끌어온 SM엔터테인먼트가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대규모 콘서트를 진행했다.
12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는 전날 11일에 이어 ‘SMTOWN LIVE 2025 [THE CULTURE, THE FUTURE] in SEOUL’(에스엠타운 라이브 2025 [더 컬처, 더 퓨처] 인 서울)이 진행됐다. 3시에 시작된 사전 공연까지 장장 7시간에 걸친 이번 공연은 양일 모두 글로벌 플랫폼 Beyond LIVE(비욘드 라이브)와 위버스를 통해 동시 생중계됐다.
이번 콘서트에는 강타,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효연, 샤이니 키·민호, 엑소 수호·찬열, 레드벨벳, NCT 127, NCT DREAM, WayV, 에스파, 라이즈, NCT WISH, 나이비스, 조미, 레이든 등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소속 아티스트들을 비롯해, 마비스타, SM 재즈 트리오, 민지운 등 SM 산하 레이블 소속 아티스트와 25인의 연습생으로 구성된 SMTR25, 그리고 H.O.T. 토니안, S.E.S. 바다, 플라이 투 더 스카이 환희 등 SMTOWN Family(에스엠타운 패밀리), SM이 제작에 참여한 영국 보이그룹 디어앨리스, 트롯 아이돌 마이트로까지 무대에 올랐다.
SM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개최되는 콘서트인 만큼 SM 소속 아티스트들의 다채로운 무대는 물론 산하 레이블 아티스트들의 사전 무대, SMTOWN Family와 SM 아티스트들의 특별한 컬래버레이션 무대 등 다양한 무대로 채워졌다.
강타는 NCT 재희와 SM Jazz Trio와 함께 ‘북국성’을 선보였으며 H.O.T. 멤버 토니안 그리고 NCT, 라이즈와 오랜만에 H.O.T.의 ‘캔디’와 ‘행복’ 무대를 펼쳤다. 보아는 ‘Girls On Top’(11일에는 ‘Hurricane Venus’)과 ‘Only One’ 무대를 꾸몄다. 특히 ‘Only One’은 NCT 시온, 라이즈 쇼타로와 동반 퍼포먼스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Rising Sun’으로 공연의 오프닝을 꾸민 동방신기는 ‘왜(Keep Your Head Down)’ ‘주문-MIROTIC’ 무대를 공개했다. 슈퍼주니어는 대표곡 ‘쏘리쏘리(Sorry, Sorry)’를 비롯해 ‘갈증(A Man In Love)’ ‘Devil’ ‘Black Suit’ 등을 선보였다. 특히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는 엑소 찬열과 수호, NCT와 라이즈 후배들과 함께 20년 전 발매됐던 명곡 ‘Show Me Your Love’ 무대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소녀시대의 무대는 없었다. 앞서 태연이 이번 콘서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SM엔터테인먼트와 문제를 겪었다고 폭로한 바. 소녀시대 멤버 가운데 효연의 무대만 유일하게 공개됐다. 효연은 ‘Retro Romance’과 더불어 NCT 양양과 에스파 지젤과 함께 솔로곡 ‘DESSERT’ 무대를 펼쳤다.
엑소 무대 역시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군 복무 중인 세훈, 카이와 타 소속사로 이적한 백현, 시우민, 첸, 디오를 제외하고 수호와 찬열만 무대에 올라 엑소의 ‘첫 눈’을 불렀다. 수호는 “이번에 선후배 아티스트의 무대를 보면서 감회가 새롭더라. 역시 SM이구나 생각했다. SM이어서 행복하고 엑소라서 행복하다고 생각했다”면서 갑자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호는 “핑크 블러드 여러분이 사랑하는 아티스트의 팬으로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우리 다같이 사랑하자”라고 전했다. 수호는 이어진 솔로 무대에 앞서 한 팬이 사랑한다고 외치자 “나도 사랑해”라고 화답했다. 그는 무대가 끝난 후 “엑소 엘 사랑해”라고 전하며 무대를 떠났다. 이날 수호는 ‘점선면(1 to 3)’을 찬열은 ‘Hasta La Vista’와 ‘Back Again’ 무대를 보여줬다.
NCT는 다유닛 그룹답게 NCT 127, NCT DREAM, WayV, NCT WISH 등으로 나눠 다채로운 무대를 펼쳤다. NCT 127은 ‘삐그덕(Walk)’ ‘Fact Check(불가사의)’를, NCT DREAM은 ‘When I‘m With You’ ‘Smoothie’를, WayV는 ‘Give Me That(Korean Ver.)’ ‘FREQUENCY(Korean Ver.)’를, NCT WISH는 ‘WISH’ ‘Steady’ 무대를 이어갔다.
샤이니 키와 민호는 각각 솔로 무대 ‘가솔린’과 ‘CALL BACK’(11일에는 ‘Something About U’) 무대를 공개했다. 키는 NCT 제노와 ‘Villain’을 민호는 에스파 닝닝과 ‘Because Of You’ 컬래버 무대를 완성했다. 레드벨벳은 웬디 없이 4인으로 무대를 선보였다. 레드벨벳은 ‘Cosmic’과 ‘빨간 맛’을 선보였다.
이미 오래 전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난 아티스트들도 무대에 올라 뭉클함을 자아냈다. 앞서 언급된 토니안의 H.O.T. 무대뿐 아니라 S.E.S. 바다가 에스파 카리나, 윈터와 함께 ‘Dreams Come True’를, 슈퍼주니어 려욱과 ‘Cosmic’ 무대를 보여줬으며 홀로 ‘꿈을 모아서’도 열창했다. 11일 무대에서는 S.E.S. 멤버 유진이 무대에 깜짝 등장해 반가움을 더했다.
이번 공연에서 가장 바쁜 아티스트는 NCT를 이어 현재 SM엔터테인먼트를 이끄는 ‘대들보’ 에스파와 라이즈였다. 에스파는 자신들의 대표곡 ‘Whiplash’ ‘Supernova’(11일에는 ‘Armageddon’)뿐 아니라 소녀시대 효연, 샤이니 민호, S.E.S. 바다와 합동 무대를 선보였다. 라이즈 역시 자신들의 ‘Impossible’ ‘Boom Boom Bass’를 비롯해 보아, 레드벨벳 슬기, Fly To The Sky 환희, 동방신기X슈퍼주니어, H.O.T. 강타-토니안 등의 합동 무대에 올랐다.
이날 공연의 백미는 선후배간 커버 무대였다. SM 대표 히트곡을 선후배 아티스트가 서로 각 팀의 색깔에 맞춰 리메이크한 창립 30주년 기념 앨범 ‘2025 SMTOWN : THE CULTURE, THE FUTURE’(2025 에스엠타운 : 더 컬처, 더 퓨처)의 수록곡들이 이번 공연을 통해 최초 공개됐다.
WayV는 샤이니의 ‘줄리엣(Juliette)’을, 에스파는 f(x)의 ‘첫 사랑니(Rum Pum Pum Pum)’을, 라이즈는 동방신기의 ‘Hug’를 레드벨벳은 소녀시대의 ‘Run Devil Run’을 커버했다. NCT DREAM은 엑소의 ‘Love Me Right’을 강타는 S.E.S.의 ‘Just A Feeling’을 선보였으며 보아가 故 샤이니 종현의 ‘하루의 끝 (End Of A Day)’을 커버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NCT WISH는 슈퍼주니어의 ‘Miracle’을 슈퍼주니어는 신화의 ‘I Pray 4 U’을 NCT 127은 현진영의 ‘흐린 기억 속의 그대(You In Vague Memory)’를 엑소는 H.O.T.의 ‘투지(鬪志, Git It Up!)’를 동방신기는 레드벨벳의 ‘Psycho’를 각 그룹만의 느낌으로 재해석했다.
마지막 무대는 역시나 대한민국 1세대 아이돌의 시작점이자 ‘전설 그 자체’였던 H.O.T.의 노래였다. 강타를 필두로 모든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올라 다함께 ‘빛’을 열창하며 마침표를 찍었다.
‘SMTOWN LIVE 2025’는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글로벌 투어를 펼친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