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프랑스 피아노 매력… ‘선율만의 선율’로 풀어봅니다

7 hours ago 3

2024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우승
피아니스트 선율 신년 리사이틀
23일 드뷔시 등 佛 작품만 연주

23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프랑스 피아노 음악들을 연주할 예정인 피아니스트 선율. 그는 존경하는 연주자들로 알프레드 코르토, 상송 프랑수아 같은 프랑스 거장들을 꼽았다. 금호문화재단 제공

23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프랑스 피아노 음악들을 연주할 예정인 피아니스트 선율. 그는 존경하는 연주자들로 알프레드 코르토, 상송 프랑수아 같은 프랑스 거장들을 꼽았다. 금호문화재단 제공
피아니스트 선율(25)에게 2024년은 기억할 만한 해였다. 6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지나 바카우어 콩쿠르에서 우승과 청중상, 학생심사위원상을 휩쓸었다. 12월에는 ‘LG와 함께하는 제19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서 피아니스트 유성호와 공동 우승을 차지했다.

그가 23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금호문화재단 ‘금호 라이징스타’ 시리즈의 일환으로 리사이틀을 연다. 라모 ‘가보트와 6개의 변주’, 드뷔시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등 바로크에서 근대까지의 프랑스 작품만으로 프로그램을 엮었다.

“처음부터 프랑스 작곡가와 연주가들을 좋아했어요. 주변에선 대부분 미국이나 독일로 유학을 떠났지만, 내가 책임지는 인생이니 남들과는 조금 다른 선택을 해보고 싶었어요.”

선율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김대진을 사사한 뒤 프랑스 파리 스콜라칸토룸에서 올리비에 가르동에게 배우기 시작했다.

“1년 뒤부터 다른 선생님에게 배우기로 하고 시작했는데, 가르동 선생님이 파리 에콜 노르말 음악원으로 옮긴다며 같이 가지 않겠느냐고 하시더군요. 저도 선생님이 너무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망설이지 않고 따라갔어요.”

스승은 처음 몇 달을 제외하고는 기술적인 문제의 조언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네가 음악을 느껴야지 듣는 사람도 느끼게 된다, 음악을 즐기면서 연주해야 한다고 늘 강조하시죠.”

동료들이 평하는 선율의 장점 중 하나가 ‘어려운 곡도 어렵지 않게 느껴지도록 연주한다’이다. 이번 프로그램에도 최고의 기교를 요구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알캉의 ‘이솝의 우화’가 있다. 그는 “여러 콩쿠르에서 1라운드 첫 곡으로 선택한 장기곡”이라고 말했다.

여러 사람이 궁금해하는 점이 있다. 그의 이름은 음악가가 될 운명을 암시했을까.

“그냥 아름답게 크라는 뜻으로 부모님이 지으신 이름이에요.(웃음) 어릴 때는 태권도가 특기였고, 초등학교 4학년이 돼서야 피아노를 시작했죠. 보통 전공하는 친구들보다 4, 5년 늦은 셈이지만 열심히 한 만큼 결과가 따라줬던 것 같습니다.”

선율은 7월 지나 바카우어 콩쿠르 우승 특전으로 이탈리아 바를레타 피아노 페스티벌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내년엔 미 뉴욕 카네기홀 연주와 유타 심포니 오케스트라 협연 등 굵직한 무대들이 예정돼 있다. 자신이 상상하는 미래의 모습을 묻자 “여러 시대와 나라의 레퍼토리를 두루 잘 소화하는 연주자”라고 답했다. 인터뷰 끝자락엔 “김대진 선생님과 가르동 선생님, 지금까지 후원해준 정몽구재단과 금호문화재단에 정말 감사한다는 얘기를 빼놓지 말아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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