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 티아라부터 희귀한 십자가까지… 세기를 넘나드는 세계적 보석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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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리카와 소장품 200여점 선봬
세계적 건축가 구마가 전시장 연출
‘디 아트 오브 주얼리’ 3월16일까지

‘세계 4대 보석 수집가’로 꼽히는 일본 아리카와 가즈미 앨비언아트 대표(사진)의 보석 컬렉션 200여 점이 한국을 찾았다.

3월 16일까지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열리는 전시 ‘디 아트 오브 주얼리(The Art of Jewellery): 고혹의 보석, 매혹의 시간’은 프랑스 나폴레옹,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썼던 보석부터 세계에 단 3점만 있는 ‘조각계의 라파엘로’ 발레리오 벨리가 만든 십자가 등을 공개한다. 전시 공간 연출은 일본의 세계적 건축가 구마 겐고가 맡아 눈길을 끈다.

전시 개막을 맞아 지난해 12월 한국을 찾았던 아리카와 대표는 “나는 불교 신자여서 인연에 대해 생각해 봤다”며 1500년 전 일본과 한국의 인연을 언급했다.

“6세기 백제 성왕께서 일본에 불상과 경전을 전했다는 이야기가 있고 나도 이것을 믿습니다. 그때 일본이 한국에 큰 은혜를 입었다고 지금까지 생각해 왔어요. 아름다운 보석을 소개해 당시 받은 은혜의 1억분의 1이라도 갚을 수 있다면 그보다 기쁜 일은 없을 것입니다.”

이번 전시는 고대와 중세 르네상스 시대 작품부터 러시아 예카테리나 2세와 17∼18세기 유럽, 19세기 나폴레옹과 빅토리아 시대, 아르누보, 벨 에포크, 아르데코 등 광범위한 시대의 작품을 다룬다. 아리카와 대표도 “(내 컬렉션을) 영국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뮤지엄 등 세계 박물관에서 70회 정도 전시했지만, 이번처럼 메소포타미아 시대부터 1950년대까지 긴 역사를 소개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19세기 독일 뷔르템베르크 왕가의 보석 세트. 핑크 토파즈를 활용한 티아라, 목걸이, 귀걸이, 팔찌, 브로치로 구성됐다(위 사진). 일본 건축가 구마 겐고가 디자인한 ‘디 아트 오브 주얼리’ 전시장 내부. 롯데뮤지엄 제공

19세기 독일 뷔르템베르크 왕가의 보석 세트. 핑크 토파즈를 활용한 티아라, 목걸이, 귀걸이, 팔찌, 브로치로 구성됐다(위 사진). 일본 건축가 구마 겐고가 디자인한 ‘디 아트 오브 주얼리’ 전시장 내부. 롯데뮤지엄 제공
아리카와 대표가 꼽은 주요 작품은 ‘벨리의 십자가’와 19세기 독일 뷔르템베르크 왕가의 보석 세트다. 벨리의 십자가는 16세기 만들어진 것으로 정교한 세공 기술이 돋보인다. 받침대는 1762년 프랑스 파리의 금세공인이 제작했다. 뷔르템베르크 왕가 보석 세트는 100개가 넘는 핑크 토파즈를 활용한 티아라와 목걸이, 귀걸이, 팔찌, 브로치로 구성됐다. 이 밖에 나폴레옹 1세가 바사노 공작에게 선물한 브로치, 알폰스 무하가 만든 코르사주 장식품, 빅토리아 여왕이 포르투갈 여왕에게 선물한 팔찌 등도 관객들과 만난다.

구마 건축가가 디자인한 전시 공간은 보석의 질감을 돋보이게 했다. 광택이 없는 투박하고 어두운 천을 배경에 깔아 ‘대비의 미’를 극대화했다. 각 전시 부문마다 배경 천을 다양하게 배치하고 관객 동선은 은은한 조명을 따르도록 만들었다. 보석의 형태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오브제 ‘빛의 격자’와 ‘그림자의 격자’도 전시장 입구 로비와 휴식 공간에 설치됐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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