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1 챔피언십을 앞둔 축구국가대표팀 측면 수비수 이태석이 3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E-1 챔피언십을 앞둔 축구국가대표팀 이태석(오른쪽)과 소속팀 포항 동료인 이호재가 3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훈련에 앞서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축구국가대표팀 왼쪽 풀백 이태석(23·포항 스틸러스)은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여운이 그대로 남아있던 2002년 7월에 태어났다. 현역 시절 A매치 51경기(3골)를 소화한 그의 아버지 이을용 경남FC 감독(50)은 당시 월드컵에서 4경기를 뛰었다.
A매치를 5경기 밖에 소화하지 않은 ‘새내기 태극전사’이지만 이태석은 실력을 인정받으며 1년 앞으로 다가온 2026북중미월드컵 출전을 꿈꾸고 있다. 아시아 강호인 한국에서 월드컵을 뛴 선수들이 적지 않지만 부자가 대를 이어 세계 최고의 무대를 누빈 경우는 극히 드물다.
7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예정된 남자부 한국-중국전을 시작으로 막을 올릴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 출전할 ‘홍명보호’에 승선한 이태석은 3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첫 훈련을 소화했다.
이태석은 지난해 11월 14일(한국시간) 쿠웨이트와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5차전 원정경기(3-1 한국 승)에서 A매치에 데뷔했다. 이후 꾸준하게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올해 6월엔 이라크와 원정경기에 이어 홈에서 펼쳐진 쿠웨이트전에 연속 출전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공수 전개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측면 수비수는 홍명보 대표팀 감독이 가장 공을 들이는 포지션이다. 지난해 7월 부임한 홍 감독은 더딘 세대교체로 마땅한 자원이 보이지 않던 왼쪽 풀백을 특히 걱정해왔는데, 이태석이 당당히 자리를 꿰찼다. 홍 감독은 이태석이 나이는 어리지만 K리그에서 가장 에너지와 자신감이 넘친다고 판단했다. 지금의 분위기와 기세를 유지하면 북중미월드컵 출전을 충분히 바라볼 만 하다.
이태석은 “대를 잇는 월드컵 출전은 당연히 나와 가족에게 대단한 영광이다. 이를 이루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최근 대표팀에 뽑혔고, 경기도 뛰었는데 절대 편한 곳이 아니다. 항상 경쟁해야 한다. 내 장점을 어필해 월드컵에 갈 수 있도록 열심히 뛸 것”이라고 강조했다.
E-1 챔피언십에는 이태석 아버지와 얽힌 흥미로운 스토리가 있다. 2003년 12월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대회 중국전에 출전한 이 감독은 상대의 비매너에 화가 나 중국 선수의 뒤통수를 손바닥으로 때려 레드카드를 받았다. 지금껏 회자되는 ‘을용타 사건’이다.
이에 대한 질문을 받고 환하게 웃은 이태석은 “지금은 웃음을 주는 해프닝이 됐지만 선수론 절대 해선 안 될 행동이다. 아버지 역시 많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거친 파울이 있더라도) 대응하지 않겠다. 실력으로 눌러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성남|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성남|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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