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김민규가 1년 치 연봉을 한꺼번에 벌 기회를 잡았다. ‘대타 출전’으로 나선 LIV 골프 코리아(총상금 2500만 달러) 첫날 공동 9위로 깜짝 돌풍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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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가 LIV 골프 코리아 개막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LIV Golf) |
김민규는 2일 인천 송도의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파72)에서 열린 LIV 골프 코리아(총상금 2500만 달러) 1라운드에서 버디 5개를 잡아내고 보기는 2개로 막아 3언더파 69타를 쳐 헨릭 스텐손(스웨덴), 제이슨 코크랙(미국) 등과 함께 공동 9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민규는 이번 대회에 대타로 출전했다. 버바 왓슨이 이끄는 레인지고츠GC팀 벤 캠벨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행운의 출전 기회를 잡았다. 애초엔 같은 기간에 대한골프협회(KGA)와 아시안투어 공동 주관으로 열리는 GS칼텍스 매경오픈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가 포기하고 LIV 골프 출전으로 마음을 바꿨다.
10번홀에서 출발한 김민규는 12번홀까지 파를 기록한 뒤 13번홀(파3)에서 보기를 적어냈다. 그러나 14번홀(파4)에서 곧바로 버디로 바운스백에 성공했고 이어 15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분위기를 바꿨다. 이후 안정적인 경기를 이어가며 18번(파5)과 3번(파5), 4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해 공동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후 8번홀(파3)에서 보기를 적어낸 뒤 경기를 마친 김민규는 공동 9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첫날 상위권으로 마친 김민규는 대타 출전 한 번으로 1년 치 연봉의 절반을 한꺼번에 벌 기회를 잡았다. 김민규는 지난해 KPGA 투어에서 9억 9065만9009원의 상금을 벌었다. 한국오픈과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에서 두 번이나 우승한 덕분에 프로 데뷔 이후 가장 큰 상금을 벌었다. 김민규가 현재 순위인 공동 9위만 유지해도 약 37만달러(약 5억 2100만원)를 벌 수 있다. 이보다 더 순위를 끌어 올려 단독 6위 이상 기록하면 70만 달러(약 9억 8600만원)을 획득해 지난해 번 상금에 버금가는 수입을 챙길 수 있다.
김민규는 단체전에서도 3위에 올라 추가 상금 획득의 기대로 부풀렸다. 이번 대회는 개인전과 함께 총상금 500만 달러의 단체전을 동시에 진행한다. 우승팀 300만 달러, 준우승 150만 달러, 3위 50만 달러다. 김민규가 속한 레인지고츠GC팀 3위에 올랐다. 이대로 경기를 끝내면 추가 상금으로 12만 50000달러(약 1억 7600만 원)를 더 번다.
LIV 골프는 3라운드 54홀 경기에 컷오프가 없다. 컷오프 부담이 없고 대타로 출전한 김민규로서는 승부를 걸만한 조건이 됐다.
경기 뒤 김민규는 “프로에 와서 처음 접해보는 샷건 방식에 경기장에서 음악도 나오고 일반 대회와는 다른 분위기였지만, 평상시에도 노래 듣는 것을 좋아해서 어색하지 않았다”며 “오늘은 팀 동료와 경기했는데, 조금 경직돼 있으니까 많이 풀어주려고 말도 많이 건네줘서 편안한 분위기에서 경기했다”고 LIV 골프 데뷔전을 돌아봤다.
2라운드부터는 성적순으로 조 편성이 바뀐다. 김민규는 “골프라는 게 욕심을 낸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라며 “오늘 하던 대로 경기하고 팀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첫날 경기에선 테일러 구치(미국)와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7언더파 65타를 쳐 공동 선두에 올랐고, 루이스 우스트이즌(남아공)와 리처드 블랜드가 공동 3위(6언더파 66타)로 추격했다. 이어 올해만 3승을 거둔 호아킨 니만(칠레)와 아니르반 라히리(인도) 등이 공동 5위(이상 4언더파 68타)로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KPGA 투어 상금왕 등을 휩쓴 뒤 올해 LIV 골프로 이적한 장유빈은 첫날 4오버파 76타를 쳐 공동 49위로 부진했다. 교포 선수 앤서니 김이 7오버파 79타를 쳐 최하위인 54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단체전에선 브룩스 켑카와 테일러 구치, 제이슨 코크랙, 그레엄 맥도웰의 스매스GC가 10언더파를 합작해 1위에 올랐고, 그러셔스GC(브라이슨 디섐보, 폴 케이시, 찰스 하웰3세, 아니르반 라히리)와 김민규가 속한 레인지고츠GC(버바 왓슨, 피터 율리안, 매슈 울프)가 공동 2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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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슨 디섐보. (사진=LIV Gol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