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단속 항의 시위 계속되자 ‘극약 처방’
뉴섬 주지사 “위기 조작…명백한 권위주의 행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700여명의 해병대원을 배치할 예정이다. 최근 로스앤젤레스에서 진행된 대규모 불법 이민자 단속 및 체포에 항의하는 시위가 지속되자, 대응을 다시 한번 강화하는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정부의 한 관계자는 추가적인 주 방위군 전력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미 해병대 1개 대대가 임시 임무에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군이 민간 사법 집행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반란진압법 발동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치안 유지를 위한 미 해병대 투입은 극히 드문 경우다. 미 해병대는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2001년 9·11 테러와 같은 주요 재난 발생 시 미국 내 작전에 투입되어 왔다. 전날 인종차별 문제로 촉발된 1992년 ‘로스앤젤레스 폭동’ 이후 33년 만에 군 병력을 로스앤젤레스에 투입한데 이은 이례적인 조치라는 평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군 병력 투입에 민주당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2028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주요 후보로 꼽히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로스앤젤레스에 주 방위군을 배치한 것은 불법 행위라며 연방 정부를 고소하겠다고 밝혔다.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명백하게 권위주의로 향하는 행보”라고 했다. 또 “조작된 위기를 통해 주 방위군을 장악하고 미국 헌법을 위반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뉴섬 주지사를 체포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이민법 집행을 방해하는 사람은 누구든 체포하겠다’고 밝힌 톰 호먼 국경 담당관이 뉴섬 주지사를 체포해야 하는 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내가 톰이라면 그렇게 할 것”이라며 “개빈(뉴섬 주지사)은 홍보 효과라며 좋아하겠지만, 저는 정말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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