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안현민 장외홈런포에 구장 주차장 ‘폭격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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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홈런 15개 평균거리 130.7m
전 구단 선수 통틀어 가장 멀리 보내
올스타 홈런더비 팬투표도 1위 올라
“국대 뽑혀 내년 WBC 출전 목표”

KT 안현민이 공중으로 공을 띄우면 상대 수비진은 긴장 모드에 들어간다. 올 시즌 안현민이 친 홈런(15개)의 평균 비거리는 130.7m에 달하고 장외 홈런도 벌써 세 개나 쳤다. 아직 규정 타석을 채우진 못했지만 OPS(출루율+장타율)도 1.094로 장외 1위다. KT 제공

KT 안현민이 공중으로 공을 띄우면 상대 수비진은 긴장 모드에 들어간다. 올 시즌 안현민이 친 홈런(15개)의 평균 비거리는 130.7m에 달하고 장외 홈런도 벌써 세 개나 쳤다. 아직 규정 타석을 채우진 못했지만 OPS(출루율+장타율)도 1.094로 장외 1위다. KT 제공
“(안)현민이 때문에 이제 여기에 주차 못 하겠다.”

프로야구 KT 베테랑 투수 우규민(40)은 1일 퇴근길에 이렇게 말했다. KT 선수단이 주로 사용하는 주차장은 수원 KT 위즈파크 왼쪽 담장 옆에 위치해 있다. 오른손 타자인 KT 안현민(22)이 잡아당긴 홈런공은 올해 이날까지 벌써 세 번이나 이곳까지 날아왔다.

수원 KT 위즈파크는 홈플레이트에서 좌우 담장까지 98m, 가장 먼 중앙 담장까지는 120m다. 그런데 안현민이 이날까지 날린 홈런 15개의 평균 비거리는 130.7m나 된다. 모든 선수를 통틀어 가장 멀리 쳤다. 근육질 몸으로 세 시즌 동안 124개의 홈런을 날린 원조 ‘괴물 타자’ 에릭 테임즈(전 NC)의 홈런 평균 비거리가 119.6m였다.


새로운 ‘괴물 타자’로 우뚝 선 안현민은 4일 발표된 2025 올스타 홈런더비 팬 투표에서도 홈런 선두 디아즈(삼성·27개)를 제치고 1위(2만7053표)에 올랐다.

안현민은 팀 내 유니폼 판매도 1위다. 그런데 정작 수원 KT 위즈파크 곳곳에 걸린 대형 포스터에는 안현민의 얼굴이 빠져 있다. 시즌 전까지만 해도 그가 팀의 주요 선수가 아니었다는 뜻이다. 2일 KT 위즈파크에서 만난 안현민은 “(포스터에) 스티커라도 하나 붙여주세요”라고 농담을 던졌다.

지난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안현민은 올 시즌 스프링캠프에서도 낙오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호주에서 치른 1차 캠프를 마친 뒤 안현민에게 2군에서 타격을 정립할 것을 권했다.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 합류하지 못했던 안현민은 올 시즌 초반에도 한 차례 2군에 다녀왔다. 이후 출장 기회를 받은 안현민은 5월 한 달에만 홈런 9개를 때려내며 무력시위를 벌였다. 안현민은 “감독님이 (1군에) 오자마자 경기에 내보내주셨다. 덕분에 2군에서 얻은 타격감을 잃지 않고 유지할 수 있었다”고 했다.

지난 시즌 1군에서 29타석 소화에 그친 안현민은 신인상 후보 기준(60타석 이하)도 충족한다. 팀 선배로 2018년 신인왕에 오른 강백호(26) 이후 7년 만에 타자 신인왕 도전이다. 그런데 6, 7월에도 ‘미친 활약’을 이어가면서 최우수선수(MVP) 후보로도 언급되고 있다. 3일 현재 15홈런으로 국내 선수 홈런 1위인 안현민은 홈런 선두권 선수 중 타율(0.342)도 가장 높다. OPS(출루율+장타율)는 리그 평균(0.717)을 훌쩍 뛰어넘는 1.094다. 규정타석에만 진입하면 OPS 1위가 된다. KT를 상대하는 다른 9개 구단 팬들은 그를 ‘재앙’이라 부른다. 안현민에게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강타자인 에런 저지, 장칼로 스탠턴(이상 뉴욕 양키스)의 이름을 딴 ‘K-저지’ ‘K-스탠턴’ 같은 별명도 생겼다. 하지만 안현민은 저지, 스탠턴 같은 홈런 타자보다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처럼 홈런도 치고 도루도 잘하는 다재다능한 선수를 꿈꾼다. 이날까지 안현민은 도루를 5번 시도해 5번 모두 성공했다. 안현민은 “홈런을 40개씩 치진 못하더라도 3할대의 정교한 타격을 하고 싶다”고 했다. 2022 신인 드래프트 동기인 김도영(22·KIA)이 지난해 MVP를 받는 것을 지켜본 안현민은 “친구들이랑 ‘쟤 왜 저러냐’ 했죠. TV만 보면 안타 치고 하이라이트에 늘 나오니까…”라고 했다. 올해는 자신이 같은 말을 듣고 있지 않겠느냐고 물으니 안현민은 “그럴 것 같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안현민은 아직 김도영과 친분을 쌓을 기회가 없었다. 드래프트 동기들은 대개 청소년 대표팀에서 친해지는데 안현민은 아직 국가대표에 뽑힌 적이 없기 때문이다. 안현민의 남은 올해 목표가 ‘지금처럼 유지하기’와 ‘국가대표 선발’인 이유다. 안현민은 대표팀 선발 때마다 부족하다고 지적된 ‘젊은 오른손 거포’이기도 하다. 안현민의 눈은 이미 내년을 향해 있다.

“11월에 일본과 국가대항전이 있고, 내년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도 있잖아요. 엔트리를 봤는데 미국은 저지, 마이크 트라우트가 있고 베네수엘라엔 아쿠냐 주니어가 있더라고요. ‘이건 무조건 가야 된다’ 싶어요(웃음).”

수원=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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