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5일 이 같은 내용의 ‘인구구조 변화가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김미루 KDI 연구위원은 “지난 20년간 가계부채 비율이 상승한 이유는 기대수명 증가에 따른 자산 축적 동기가 강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대수명이 늘면 고령층이 노후를 대비하려 저축 등 금융자산을 축적하고, 청장년층은 이렇게 시장에 공급된 자금을 빌려 집을 사려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기대수명이 1세 증가할 때마다 가계부채 비율은 약 4.6%포인트 증가한다. 반면 청장년층(25~44세) 비중이 1%포인트 줄고 고령층(65세 이상) 비중이 1%포인트 늘면 가계부채 비율은 약 1.8%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2003~2023년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상승 폭은 33.8%포인트였는데 이 중 28.6%포인트가 기대수명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해당 기간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77.3세에서 83.5세로 6.2세 늘었다. 연령대별 인구 구성 변화도 4.0%포인트에 영향을 미쳤다.
김 연구위원은 “고령화 심화로 기대수명 증가 속도가 둔화하면 고령층의 금융자산 축적 동기가 약해져 자금 공급 여력이 줄고, 청년층 감소로 가계의 자금(대출) 수요도 줄 수 있다”고 했다. 기대수명과 인구구조 변화는 2070년까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현재보다 약 27.6%포인트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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