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증시, 외국인의 귀환… “美헤지펀드 3500억 위탁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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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정부 부양책으로 증시 매력 커져… 7월 외국인 코스피 6조 넘게 순매수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 하향 등… ‘세제개편 논란’으로 찬물 우려
업계 “국회 수정 여부가 투자 변수”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3147.75)보다 50.25포인트(1.60%) 오른 3198.00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784.06)보다 14.54포인트(1.85%) 상승한 798.60에 거래를 종료했다. 2025.08.05. 뉴시스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3147.75)보다 50.25포인트(1.60%) 오른 3198.00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784.06)보다 14.54포인트(1.85%) 상승한 798.60에 거래를 종료했다. 2025.08.05. 뉴시스
이재명 정부의 주가 부양책에 힘입어 올해 코스피가 30%가량 오르자 외국인 투자금이 주식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100조 원 규모를 굴리는 글로벌 헤지펀드 밀레니엄 매니지먼트는 한국 주식 시장에 위탁 투자 방식으로 3500억 원을 투입한다. 지난달 코스피 시장의 외국인 순매수도 1년 5개월 만에 최대치였다. 이런 가운데 주식 양도소득세가 과세되는 대주주 기준 하향 등 세제 개편 논란이 불거져 애써 불붙은 외국인 투자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韓 증시에 2억5000만 달러 투자하는 밀레니엄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산운용사인 빌리언폴드는 최근 밀레니엄 매니지먼트와 2억5000만 달러(약 3500억 원) 규모의 위탁 투자 계약을 맺었다. 밀레니엄 매니지먼트가 투자하는 2억5000만 달러를 빌리언폴드가 위탁받아 한국 주식 시장에서 대신 운용한다. 최근 법적 검토를 마친 밀레니엄 매니지먼트는 연내에 실제 위탁 투자를 개시할 방침이다.

글로벌 헤지펀드가 한국 금융시장에 이 정도 규모를 위탁 투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랙록이나 밀레니엄 매니지먼트 같은 글로벌 초대형 자산운용사들은 과거에 한국 시장에 직접 투자를 했지만 수익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편이었다. 그러자 밀레니엄 매니지먼트는 한국 시장을 잘 이해하고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국내 자산운용사를 파트너로 정했다. 향후 투자 계약 규모를 늘릴 가능성도 있다. 국내의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밀레니엄 매니지먼트같이 위탁 투자 방식으로 국내 진출을 검토하는 글로벌 헤지펀드사가 적어도 4, 5곳 더 있다”고 말했다.

운용 자산이 100조 원 규모인 이 초대형 금융사가 한국 증시에 뛰어든 이유는 외국인들에게도 국내 주식 시장의 매력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2021년 6월 사상 최고치(3,316.08)를 찍은 이후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던 코스피는 이재명 정부의 주가 부양책에 힘입어 올해 약 33% 상승했다.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강화한 1차 상법 개정안이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이 출범하는 등 주식 시장 선진화를 위한 조치들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진 영향이 컸다. 더불어민주당도 코스피5000 특위를 만들고 2, 3차 상법 개정도 추진하면서 정부의 주가 부양 의지를 뒷받침하고 있다.

● 7월 외국인 순매수, 1년 5개월 만에 최대

지난달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 규모는 6조2810억 원으로 지난해 2월(7조8583억 원) 이후 가장 많았다. 지난해 7월 순매수 금액(1조6939억 원)의 3.7배에 이른다. 올해 1∼4월에는 순매도 국면이었지만 코스피 5,000을 공언한 이재명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5월부터는 순매수로 돌아섰다.하지만 최근 정부가 내놓은 세제 개편안이 코스피 상승세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세제 개편안은 주식 양도세의 부과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종목당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하향하고, 증권거래세를 0.2% 부과해 세수 확보를 꾀한다. 이 방향이 기존 주가 부양책과 모순된다는 목소리가 크다. 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60% 상승한 3,198.00으로 장을 마쳤으나 개인 투자자들은 4720억 원어치를 매도했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5일 “이번 세제 개편으로 매년 반복되는 연말 양도세 회피 매도가 증폭될 수 있다”며 “개인 명의 주식 보유가 감소하면서 차액결제거래와 사모펀드의 자금 유입이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세제 개편안이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공감하는 방향으로 수정될지가 앞으로 외국인 투자 유입을 결정짓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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