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경기)=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안방에서 우승 트로피를 내줄 수 없다고 다짐한 K브라더스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가 공동 주관한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3억원) 1라운드부터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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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준(사진=KPGA 제공) |
국내에서 열리는 남자 골프 대회는 통상 1년에 20개 정도 되는데, 이중 4개 대회는 JGTO, 아시안투어와 공동 주관하거나 해외 투어 선수들이 대거 참가한다. GS칼텍스 매경오픈과 코오롱 한국오픈,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신한동해오픈 등이 그렇다.
최근 해외 투어 선수들이 참가한 대회에서 우리 선수들이 우승을 내줘 분발을 요하는 목소리들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열린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과 신한동해오픈에서 일본 선수인 오기소 다카시, 히라타 겐세이가 우승했고, 올해 코오롱 제67회 한국오픈에서도 한국보다 한 수 아래로 여긴 태국 선수 사돔 깨우깐자나가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한국 선수들은 더 이상 안방에서 우승 트로피를 내줄 수 없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해 GS칼텍스 매경오픈을 제패한 문도엽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아쉽게 일본 선수에게 우승 타이틀을 뺏겼다”며 “이번에는 한국 선수가 우승하도록 좋은 플레이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함정우도 “‘한일전은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된다’는 말이 있다”면서 “이번에는 반드시 한국 선수가 우승하도록 매 순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2일 경기 안산시의 더헤븐CC(파72)에서 열린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에선 한국 선수들이 일본 선수들을 압도했다. 이형준은 보기 없이 이글 2개와 버디 5개로 9언더파 63타, 코스레코드를 작성하고 선두를 달렸다. 2022년 10월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2년 8개월 만에 통산 7승을 노릴 발판을 마련했다.
이형준은 “연습 라운드보다 바람이 덜 불어서 그린 공략이 수월했다. 러프도 플라이어(클럽과 볼 사이에 잔디가 끼어 회전이 줄고 볼이 더 멀리 날아가는 현상)가 나기 좋은 길이인데, 플라이어를 감안한 거리 계산이 잘 됐다”며 “덕분에 퍼트하기 좋은 거리를 남겼고, 퍼트도 23~24개밖에 하지 않아 9타나 줄였다”고 말했다.
이날 이글을 2개나 잡아낸 것은 스윙 교정 후 샷 정확도가 올라간 덕이라고 했다. 이형준은 전반 11번홀(파5) 190m 거리에서 6번 아이언으로 2번째 샷을 해 핀 5.8m 거리에 안전하게 공을 갖다놓은 뒤 이글을 잡았고, 후반 6번홀(파5)에선 약 170m 거리에서 7번 아이언 샷을 핀 앞 1.2m 거리에 갖다 붙여 2번째 이글을 완성했다.
이태희는 샷 이글 1개를 포함해 7타를 줄이고 이형준을 2타 차로 쫓고 있다. 이외에 이상희, 이정환, 배용준이 6언더파 66타, 박은신이 5언더파 67타로 뒤를 이으며 상위권을 점령했다.
한편 일본 선수 중에선 투어 통산 6승의 히가 가즈키가 5언더파 67타로 상위권에 올랐고, 일본 투어 상금 랭킹 1위 쇼겐지 다쓰노리가 4언더파 68타로 1라운드를 마쳤다. 1라운드는 한국 선수들의 ‘판정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