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보살팬들 "나는 행복합니다~"…'빙그레 시절' 이후 33년만에 전반기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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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7.06 22:41 수정2025.07.06 22:41

6일 경기에서 승리하며 33년 만에 전반기 1위를 확정한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6일 경기에서 승리하며 33년 만에 전반기 1위를 확정한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그간 하위권에 처진 팀 성적에도 꾸준히 응원을 보내온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팬들이 오랜만에 웃었다. 한화는 6일 승리를 거두면서 2위 그룹을 3.5게임차 앞서 전신 ‘빙그레’ 시절인 1992년 이후 무려 33년 만에 전반기 1위에 올랐다.

올 시즌 KBO(한국 프로야구)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한화는 이날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에 10-1로 완승했다. 채은성과 루이스 리베라토, 노시환, 이원석이 연거푸 홈런포를 터뜨리며 전반기 1위 확정을 자축했다.

시즌 성적 49승2무33패를 마크한 한화는 올스타 브레이크(올스타전 전후 휴식기) 전까지 남은 3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전반기를 1위로 마무리했다. 한화가 전반기 잔여 3경기를 모두 지고 공동 2위 LG 트윈스(46승2무37패)와 롯데 자이언츠(46승3무37패)가 3경기를 다 이겨도 순위를 뒤집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화가 1위로 시즌 전환점을 돈 것은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 KBO 리그의 강팀이던 빙그레 이글스 시절이 마지막. 한화 이글스로 바뀐 뒤로는 처음이다. 외국인 용병 투수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가 시즌 내내 위력투를 선보이고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류현진, 국가대표 에이스 문동주가, 셋업맨 한승혁, 마무리 김서현까지 강력한 마운드를 구축한 게 컸다.

과거 두산 베어스를 강팀으로 조련하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선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아 전승 우승을 이끈 김경문 감독이 지난해 현장으로 돌아와 팀을 다잡았다. 올 시즌 신구장을 개장한 한화는 투수 엄상백, 유격수 심우준 등 고액 FA(자유계약선수)를 영입하며 성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간 한화는 2000년대 들어 상당 기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암흑기를 보냈다. 하지만 한화 팬들은 팀이 지더라도 “나는 행복합니다~ 이글스라 행복합니다~” 노랫말의 응원가를 부르며 열심히 응원하는 모습을 보여 ‘보살 팬’이란 별칭을 얻기도 했다.

구단주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하위권을 전전하던 팀 성적에도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3일에도 계열사 임직원 746명과 함께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를 직접 찾아 응원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 회장은 한화가 마지막으로 ‘가을 야구’를 한 2018년 당시 “(포스트시즌 진출을) 11년을 기다려준 이글스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구장 전 좌석에 장미꽃과 편지를 준비해 눈길을 끌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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