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대웅제약 관계회사인 시지바이오의 지분 80%를 최대 1조112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탄탄한 해외 매출 덕에 예상보다 높은 몸값을 인정받았다. 시지바이오는 2040년까지 존슨앤드존슨 계열사에 2조5000억원어치의 제품을 납품하는 독점 계약을 맺었다.
◇지분 80%까지 조건부 추가 인수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MM PE는 시지바이오 대주주인 윤재승 대웅제약 최고비전책임자(CVO)측과 시지바이오 지분 51%를 561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다음 주 체결한다.
양측은 시지바이오의 연간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이 현재의 두 배 수준인 1000억원에 도달할 경우 나머지 28.1%의 지분도 5610억원에 추가로 넘기는 조건부 매매 계약도 맺었다. PEF가 매각자 측의 풋옵션(팔 권리)을 받아준 이례적인 사례다. 양측은 또 IMM PE가 시지바이오를 재매각할 땐 윤CVO측의 남은 지분 20%를 포함한 지분 100%를 팔기로 합의했다.
IMM PE측이 예상한 시지바이오 지분 100%의 현재 기업가치는 1조1000억원이지만, 풋옵션 행사 땐 2조원 수준까지 불어난다. IB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세계 1위 의료기기 회사인 존슨앤드존슨 메드테크, 정형외과 기기 전문 업체인 존슨앤드존슨 드퓨신테스 등이 시지바이오 제품으로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어 기업가치가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MM PE는 이번 인수로 시지바이오 자회사인 코스닥 상장 척추·치과 임플란트 업체 시지메드텍을 비롯해 이 회사가 인수한 지디에스, 올어버트먼트, 덴탈오션 등 치과 임플란트 핵심 소재·부품·장비 기업 경영권도 확보했다.
◇美선 2040년까지 2.5조 매출 예상
IMM PE가 시지바이오의 지분을 80%까지 확대하는 조건부 매매 계약을 체결한 것은 시지바이오의 미국 사업 전망이 밝아서다. 시지바이오는 뼈, 피부, 주름 개선용 필러 등 생체 재료를 기반으로 하는 인공 조직 대체재를 만든다.
주요 매출 제품인 ‘노보시스’는 창업주인 유현승 시지바이오 대표가 2017년 세계 두 번째, 국내 최초로 개발한 골형성 단백질 탑재 골대체재다. 골절 치료나 척추디스크 수술(척추유합술) 시 뼈 손상 부위에 주입하면 인체 내 줄기세포를 골세포로 분화시켜 새로운 뼈 생성을 돕는다. 경쟁사 제품과 달리, 뼈가 엉뚱하게 자라는 부작용이 거의 없고 골유합률도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지바이오는 최근 존슨앤드존슨 드퓨신테스와 북미와 호주 시장에 대한 독점 사업화 계약을 체결했다. 세계 최대 의료시장인 미국 진출에 필요한 임상 연구 비용과 마케팅·유통 비용을 아끼면서 노보시스의 매출을 극대화할 기회를 잡은 셈이다. IB업계에 따르면 독점 사업권에 대한 대가로 시지바이오는 계약금 및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으로 존슨앤드존슨에 670억원을 받게 될 예정이다. 또 2040년까지 15년간 독점 사업 계약에 따라 2조5000억원 규모의 일감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기기업계 관계자는 “국내 치료 재료 역사상 최대의 수출 성과”라고 평가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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