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전진기지가 될 M15X 가동이 가까워지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근 3년 가량 신규 팹이 들어서지 않아 장비업계에선 M15X 준공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준공 직후 대량 생산체제에 돌입하기 위해 장비 반입도 1, 2개월 앞당긴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달 중에 M15X 골격을 잡는 외부 마감을 끝내고 이르면 7월부터 배관, 전선 등 공장 내부 인프라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일정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최근 반도체를 비롯해 제조업 업황이 나빠 국내 주요 신공장 준공 시점이 미뤄지기 일쑤인데 M15X는 오히려 앞당기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M15X는 SK하이닉스가 20조 원을 투자해 짓는 대규모 반도체 제조시설이다. 2022년 10월 착공했다가 업황 악화로 2023년 4월 공사를 중단했다가 2024년 4월 HBM 붐과 맞물려 공사를 재개했다. 이 곳에서 생산할 제품 역시 기존 낸드 메모리 라인에서 D램 라인으로 변경했다. SK하이닉스 실적 개선의 1등 공신인 HBM에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것이다.국내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M15X 가동을 앞두고 큰 기대를 걸고 있다. 2021년 초 SK하이닉스 경기 이천시 M16, 2022년 말 삼성전자 경기 평택시 P3 준공을 끝으로 국내에선 대규모 반도체 신규 공장이 들어서지 않았다. 장비업계 관계자는 “업황에 따라 증설이나 업그레이드를 위한 장비 수주가 있긴 했지만 신공장 설립과 비교하면 ‘가뭄’이나 다를 게 없었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등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회사들의 HBM 주문 쇄도에 따라 M15X 양산체제 돌입을 서두르고 있다. 한 장비업체 엔지니어는 “당초 준공 이후인 12월에 반도체 생산 장비를 보낼 예정이었으나 11월로 앞당겨졌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장비업체 관계자 역시 “우리는 생산장비 반입 시점을 2개월 앞당겨 9월로 예정하고 있다”며 “시스템 설치 등 최적화 작업을 거쳐 이르면 10월 시운전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올해 SK하이닉스의 설비투자(CAPEX) 규모는 27조 원으로 지난해 대비 50% 늘어날 전망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특히 반도체 신규 라인 설치는 모든 공정 장비를 새롭게 구매해야 하는 만큼 장비 업체들의 수혜 규모가 커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청주=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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