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윤이나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좀처럼 분위기 반전을 이뤄내지 못하면서 내년 시드 확보에 비상등이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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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나. (사진=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KMSP) |
윤이나는 13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2)에 끝난 시즌 네 번째 메이저 대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공동 65위에 만족했다. 2라운드까지 톱20에 들어 데뷔 첫 톱10의 기대를 부풀렸으나 3라운드부터 순위가 하락하면서 하위권으로 대회를 마쳤다.
경기 뒤 발표된 레이스 투 CME 포인트(이하 CME 포인트) 순위에선 지난주보다 3계단 떨어져 76위로 밀렸다.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반환점을 돌 때만 해도 예상 순위를 70위 이내로 끌어올려 반등을 기대했으나 오히려 뒷걸음쳐 내년 시드 확보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CME 포인트는 시즌 최종전으로 열리는 CME 투어 챔피언십 출전권과 내년 LPGA 투어 출전권을 정하는 기준이다. 최종전 직전 대회까지 60위에 들면 총상금 1100만 달러를 놓고 펼쳐지는 빅이벤트에 초대받고, 내년 시드 유지를 위해선 최종전 종료 기준 80위 이내에 들어야 한다.
현재 순위라면 윤이나는 최종전 출전은 어렵고 내년 시드는 가까스로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순위가 더 밀린다면 LPGA 투어 활동에 지장을 받는다. 81위 이하로 떨어지면 퀄리파잉 시리즈를 통해 다시 시드를 받아야 하는 복잡한 관문을 거쳐야 한다.
윤이나의 순위가 3계단씩 밀린 이유는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윤이나보다 뒤에 머물렀던 그레이스 김(호주)과 가브리엘라 러펠스(호주)와 요시다 유리(일본)가 선전했기 때문이다.
그레이스 김은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으로 CME 포인트 85위에서 26위로 올라섰고, 가브리엘라 러펠스(호주)와 요시다 유리(일본)도 상위권에 들어 70위 이내로 반등했다.
윤이나로서는 내년 시드 유지를 위해 더이상의 순위 추락을 막아야 한다. 아직 시즌 일정이 남아 있지만, 80위 밖으로 밀리면 남은 경기에 대한 부담이 커진다. 또 10월부터 중국, 한국, 말레이시아, 일본에서 이어지는 아시안스윙 출전도 장담하기 어렵다.
아시안스윙 대회는 주로 80명 안팎의 선수만 출전해 컷오프 없이 치러진다. 참가하면 포인트를 추가하는 기회가 되지만, 빠지면 순위 경쟁에서 불리해진다. 지난해 기준 뷰익 상하이 대회는 81명,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과 메이뱅크 챔피언십 78명이 출전했다. LPGA 투어 선수는 CME 포인트 순위로 출전권을 받고 나머지는 스폰서 초청 등을 받아 대회에 참가하는 방식이라 80위 밖으로 밀리면 출전 기회를 잡는 게 쉽지 않다.
무뎌진 경기력을 되찾는 게 남은 시즌 가장 중요한 숙제가 됐다. 윤이나는 올해 총 15개 대회에 출전해 팀 경기로 열린 다우 챔피언십과 매치 플레이로 치러진 T모바일 챔피언십을 제외하고 3월 포드 챔피언십에서 유일하게 4라운드 내내 언더파를 적어내는 데 만족했다. 이틀 연속 언더파 성적을 거둔 대회도 겨우 3번에 그칠 정도로 경기력 난조를 보였다.
수치로 나온 기술적인 문제는 아이언샷 정확성이 지난해 KLPGA 투어 활동 시절과 비교해 뚝 떨어졌다. 올해 LPGA 투어 진출 후 그린적중률은 68.89%로 63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KLPGA 투어에선 78.36%를 기록했다.
그린 공략의 정교함이 떨어지면서 버디 성공률도 낮아졌다. 결국 언더파 라운드 횟수도 줄었다. 윤이나는 지난해 KLPGA 투어에서 라운드당 평균 4.0526개의 버디를 기록했다. LPGA 투어에선 47라운드에서 159개의 버디를 기록해 라운드당 평균 3.38개에 그치고 있다.
경기 운영 능력에서는 뒷심이 약한 모습을 계속해서 보이고 있다. 이번 시즌 라운드별 평균타수를 보면 1라운드 71.23타, 2라운드 71.15타로 모두 50위 안에 들었다. 그러나 3라운드 72.71타로 110위, 4라운드 72.14타로 89위에 그쳤다.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도 3라운드에서 5오버파를 치면서 순위 경쟁에서 밀린 게 아쉬웠다. 프로 골프대회에선 1,2라운드보다 컷오프 이후 진행하는 3,4라운드의 코스 세팅을 조금 더 어렵게 바꾼다. 성적만 보면, 윤이나는 경기 초반보다 후반 성적이 안 좋았고, 이런 일이 시즌 내내 이어지고 있어 CME 포인트 순위 경쟁에서도 밀리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라도 KLPGA 투어 활동 시기에 보여준 특유의 폭발력을 되살려야 한다. 지난해 KLPGA 투어에선 25개 대회에선 3차례나 3개 대회 연속 톱10에 들었을 정도로 상승세의 지속성이 좋았다. 이번 시즌 경기력 난조가 루키 시즌에 대한 부담과 초반 부진한 출발이 자신감 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라면 한 번의 활약으로 분위기를 바꿀 수도 있다.
윤이나는 24일부터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ISPS 한다 여자 스코티시 오픈에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