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3차원(3D) 시뮬레이션 등 첨단기술을 적용한 치과용 솔루션 기업들이 최근 연달아 투자받고 있다.
치과용 AI 기업 이마고웍스는 23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마무리했다고 31일 발표했다. 국내 벤처캐피털(VC)뿐만 아니라 대만의 헬스케어 전문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트라이앵커캐피털그룹(TCG)이 투자자로 합류했다.
지금까지는 환자의 치아를 본뜨고, 구강 모양에 맞게 재료를 가공해 보철물을 만드는 데 7~10일 걸렸다. 이마고웍스의 솔루션은 환자 치아의 3D 스캔 데이터를 AI가 분석, 치료할 치아의 위치를 찾고 보철물을 스스로 디자인한다. 환자는 치과 보철물 치료를 최소 하루, 1회 방문으로 크게 단축할 수 있다.
투자업계에 환자의 ‘디지털 덴티스트리’(디지털 치의학) 바람이 불고 있다. 전날엔 치과용 3D 프린터 신소재 개발기업 그래피가 5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세계 최초로 ‘형상기억 투명 교정장치’를 선보인 기업이다. 구강 내에서 발생하는 인체 온도로 교정력을 지속하는 게 특징이다.
지난 19일 AI 치과 기업 라온메디도 48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라온메디의 교정 소프트웨어는 AI 기술을 활용해 치아 스캔 데이터를 자동 처리한다. 치근을 포함한 치아를 분리해 3D 뷰를 클릭 2분 만에 뽑아낸다. 교정 전 배열 상태를 분석하고 치료 옵션별 3D 뷰를 제공해 환자 상담과 교정장치 제작에 쓸 수 있다.
과거엔 보철물과 교정장치 제작을 위해 환자 구강에 고무 실리콘을 넣어 본을 떴다. 치료 방법을 선택하고 보철물을 만드는 데 치과 의사와 치기공사 개인의 실력이 많이 반영됐다. 디지털 구강 스캐너와 AI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면 환자의 불편이 줄고 의료진의 업무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헬스케어업계 관계자는 “치과 교정, 임플란트 분야는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라며 “유럽과 미국 기업의 AI 설계 솔루션도 있지만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