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오피스텔 월세 문의가 부쩍 늘었어요. 매매나 전세를 찾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네요.”(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
올해 1분기 전국 오피스텔 월세가 3년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면서 서울을 중심으로 오피스텔 시장이 활기를 찾고 있다. 장기간 지속된 수익형부동산 침체와 주택 수 포함 등으로 그동안 오피스텔 매매가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최근 금리 인하 흐름 속에 오피스텔 임대 수익률이 오르고, 월세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대학생, 직장인, 1인 가구 등 임대 수요가 탄탄한 지역의 소형 오피스텔은 공실 위험이 낮고, 매달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다”면서도 “전국적으로는 아직 매매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 공급 과잉 리스크가 해소되지 못한 점은 한계”라고 지적했다. 오피스텔 투자 때 입지와 수요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임대 수익률 상승 추세
2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오피스텔 월세는 전 분기보다 0.49% 올랐다. 2021년 3분기(0.54%) 후 3년6개월 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수도권(0.51%→0.56%)은 오름폭이 확대됐고, 지방(-0.02%→0.20%)은 상승세로 전환했다. 오피스텔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이사철 이주 수요 등이 맞물려 월세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시·도별로는 인천(1.30%), 울산(0.97%), 서울(0.44%), 경기(0.43%) 순으로 월세 상승폭이 컸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은 새 학기 시작으로 대학가를 중심으로 소형 오피스텔 임차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오피스텔 임대 수익률은 지방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뛰고 있다. 수익률은 1년 치 월세를 매매가 등 실투자 금액으로 나눠 계산한다. 실투자액이 1억원이고, 1년 치 월세를 500만원 받았다면 수익률은 5%가 된다.
1분기 기준 전국 오피스텔 수익률은 5.51%까지 올랐다. 지역별로는 대전(7.83%) 광주(6.46%) 세종(6.40%) 순으로 높았다. 서울은 4.92%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은 편이다. 매매 가격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아 실투자액이 많이 들어가는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1인 가구가 주로 거주하는 전용면적 30㎡ 이하 초소형 오피스텔 수익률이 크게 오르는 추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 초소형 오피스텔 수익률은 6%를 넘어섰다. 2016년 6월 이후 8년9개월 만이다.
매매·전세가 서울만 강세
오피스텔 매매가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올해 1분기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는 전 분기보다 0.39% 내렸다. 서울에서만 0.03% 올랐다. 작년 4분기(0.02%)보다 상승폭이 더 커졌다. 서울은 강남권과 ‘한강 벨트’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 등으로 대체재를 찾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주거 여건이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오피스텔 가격이 오르고 있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고급 오피스텔 ‘브라이튼여의도’(2023년 8월 준공) 전용 29㎡는 올해 1월 6억4000만원(33층)에 거래됐다. 이후 2월 6억7000만원(40층), 3월 6억9800만원(36층)에 손바뀜하는 등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하철 5·9호선 여의도역과 5호선 여의나루역 사이에 있는 역세권 오피스텔이다.
강남구 역삼동 ‘비엘106’ 전용 33㎡는 지난 1월 3층 물건이 5억7700만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강남역 신분당선과 가까워 젊은 직장인 수요가 많은 곳이다. 오피스텔 전세가 역시 서울(0.01%)에서만 상승했다. 서울 오피스텔 매매·전세가는 지난해 3분기 이후 세 분기 연속 오름세다. 지방 오피스텔 전세가는 지난해 4분기보다 하락폭(-0.68%→-0.44%)이 축소됐다.
서울 강남권·여의도 수요 꾸준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투자 유망 지역으로 서울 강남권과 여의도, 경기 성남시 판교 등을 꼽고 있다. 직주근접 환경과 교통 인프라, 안정적 임대 수요의 삼박자를 갖추고 있어서다. 강남역 일대는 기존 상권과 학군, 교통 등을 두루 갖춰 직장인 수요가 꾸준하다. 정보기술(IT) 기업이 밀집한 판교는 테크노밸리 확장 등으로 중소형 오피스텔 거래가 활발하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대표는 “서울에서는 1인 가구 등의 오피스텔 수요가 적지 않아 이들이 선호하는 역세권 신축 오피스텔, 소형 아파트 등을 투자 대상으로 고려할 수 있다”면서도 “매매를 통한 단기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보다는 월세 수익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