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도 제대로 된 한식 다이닝 레스토랑 한 곳쯤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김민석 셰프가 서울이 아닌 고향 광주에 한식 파인다이닝 ‘소재(SOJAE)’를 연 이유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소재는 광주 최초의 한식 다이닝 레스토랑이다. 김 셰프는 10일 한국경제신문 인터뷰에서 “서울과 지방은 음식 문화에서 10년 정도 격차가 난다”며 “그 간극을 조금이나마 좁히고 싶었다”고 말했다.
국내 파인다이닝 시장은 서울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미쉐린 가이드 평가단의 활동 지역도 서울과 부산에 한정돼 있다. 광주의 파인다이닝 업장은 열 곳이 채 되지 않는다. 김 셰프는 “지역에서도 수준 높은 다이닝 문화를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광주에서도 좋은 한식을 선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금의 ‘소재’를 있게 한 밑거름은 CJ제일제당의 한식 영셰프 발굴 프로젝트 ‘퀴진케이(Cuisine.K)’였다. 퀴진케이는 유망한 한식 셰프를 발굴해 미쉐린 레스토랑 인턴십, 팝업 운영 등 실전 경험을 지원하는 K-푸드 인재 육성 플랫폼이다. 김 셰프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 ‘소설한남’에서 두 달간 경험을 쌓았다. 야채 하나를 손질하는 데도 30분 넘게 공을 들이는 섬세함부터 주방의 동선과 조리 기법까지 현장에서 익혔다.
이후 서울 강남에 직접 팝업 레스토랑을 여는 기회도 얻었다. 6만6000원짜리 코스를 선보인 이 매장은 한 달 만에 만석이 됐다. 김 셰프는 “퀴진케이를 통해 지방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실전 감각을 익힐 수 있었다”며 “메뉴 개발부터 손님 응대까지 직접 해보며 창업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다진 감각을 들고 그는 고향으로 내려갔다. 전라도 제철 식재료를 코스로 풀어낸 ‘소재’는 그의 분명한 취향에서 시작됐다. 메뉴판엔 요리 이름 대신 분야와 주재료만 적는다. 조림으로 익숙한 우엉을 디저트로 푼 ‘빙과’처럼 일상적 재료를 낯선 방식으로 재해석한 코스가 특징이다. 김 셰프는 “지역마다 음식 특색이 있는데, 간이 센 전라도 음식의 자극적인 맛이 좋았다”며 “먹는 순간 바로 맛있다고 느껴지는 음식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이곳은 현재 한 달 치 예약이 차 있다. 손님의 절반 가량은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 찾아온다. 재방문율도 높다. 김 셰프는 가장 뿌듯했던 기억으로 “한 손님이 30만~40만원짜리 미쉐린 레스토랑에 한 번 가느니 여기에 다섯 번 오겠다고 말한 순간”을 꼽았다.
김 셰프의 시선은 이미 더 먼 곳을 향하고 있다. 그는 “퀴진케이에서 다진 역량을 바탕으로 한국 식문화의 깊은 맛을 세계에 알리는 모던 한식 다이닝으로 키워내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강윤지 기자 yuntor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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