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증권(ST) 관련주들이 줄줄이 상승했다. 이르면 이달 초 국회가 법안 논의에 나서면서 그간 지지부진했던 ST 제도권 편입에 속도가 붙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인 까닭이다.
4일 코스닥시장에서 케이옥션은 8.44% 오른 5010원에 장을 마감했다. 미술품 주력 경매업체인 케이옥션은 조각투자와 ST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ST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핀테크기업 핑거는 7.17% 상승했다. 갤럭시아머니트리(6.86%), 갤럭시아에스엠(6.19%), 서울옥션(4.76%) 등도 주가가 올랐다.
이들 기업은 국회의 ST 법안 논의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는 6일부터 소집되는 이달 임시국회에서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ST를 제도권에 편입하도록 근거를 만들어주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지난달엔 민병덕 민주당 의원 등이 이달 중 ST 법안 처리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토큰증권은 저작권, 지식재산권(IP), 부동산, 예술품 등 각종 권리를 토큰으로 만들어 거래할 수 있도록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발행한 증권을 뜻한다. 토큰증권과 조각투자가 제도화되면 유·무형 자산을 조각투자 형식으로 유동화하고, 각 조각을 토큰증권으로 발행해 유통할 수 있다.
정부는 2023년부터 토큰증권 제도화를 추진했으나 그간 시도가 공회전했다. 조각투자 제도화도 미뤄져왔다. 국회 논의 우선순위에서 번번이 밀린 영향에서다.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가 올초에도 상반기 중 ST 법제화를 공언했으나 조기 대선 등 여파로 제때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한 정무위 관계자는 "여야 이견이 딱히 갈리지는 않으나 쟁점 법안이 아니기 때문에 당장의 우선순위에 오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선 증권사와 여러 스타트업들이 토큰증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부는 유통이나 발행을 담당할 플랫폼도 구축해 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당초엔 지난해엔 제도화가 끝나 시범 서비스를 열 수 있을 것으로 봤으나 논의에 진척이 없어 사실상 사업 추진이 보류된 상태"라며 "불확실성이 사라지면 시장이 본격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선 ST 시장이 커지는 분위기다. 코인베이스는 최근 2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미국 주식의 토큰화 버전 거래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 주식을 쪼개서 24시간 거래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지난 6월 말엔 로빈후드가 오픈AI, 앤스로픽 등 주요 비상장 기업에 대해 지분 토큰 거래 서비스를 출시했다. 골드만삭스, 블랙록, 프랭클린 템플턴, JP모건 등 주요 기성 금융사들도 토큰화 머니마켓펀드(MMF)를 비롯한 토큰 자산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