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5만㎡ 부지에 첨단 건물들 '빼곡'…공유 공장·로봇 주행 테스트실 갖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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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1만5000㎡ 부지에 최첨단 연구개발(R&D) 시설을 집약해 놓은 엑스봇파크 전경.  엑스봇파크 제공

약 21만5000㎡ 부지에 최첨단 연구개발(R&D) 시설을 집약해 놓은 엑스봇파크 전경. 엑스봇파크 제공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차로 40여 분을 달려 둥관에 진입하면 유럽 전원도시에 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화웨이가 12개 유럽 도시를 모방해 조성한 둥관 캠퍼스가 호수 주변을 따라 늘어서 있다. 중국 로봇 창업의 메카로 떠오른 엑스봇파크 본사는 화웨이 캠퍼스 맞은편에 자리 잡았다. 6만5000평(약 21만5000㎡) 부지에 첨단 건물이 들어서 있다. 공유 공장, 로봇 주행 테스트 트랙을 비롯해 창업팀을 위한 사무실, 기숙사, 체육관에 유치원까지 갖췄다. 이곳을 만든 리쩌샹 홍콩과학기술대 교수는 2023년 본사 개관 당시 이렇게 말했다. “중국이 진짜 강해지려면 우리가 스스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장비도, 핵심 부품도, 브랜드도 말이다. 여긴 그 첫걸음을 떼는 곳이다. 그리고 그걸 이뤄내는 건 정부와 대기업이 아니라 바로 여러분과 같은 젊은 창업자다.”

중국 인민군 출신인 런정페이의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 대상 1호다. 중국 정부의 야욕을 구현하는 관제 기업이라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다. 엑스봇파크는 화웨이와 정반대 길을 걷는 중국의 또 다른 얼굴이다. 쑹산 캠퍼스에서 최근 만난 리 교수는 화웨이와 협력하냐는 질문에 “운영 철학이 다르고, 교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경계가 삼엄한 화웨이와 달리 엑스봇파크는 지역 사회에 늘 개방돼 있다. 청소년도 자유롭게 드나들게 해 ‘하드테크 유원지’처럼 운영하겠다는 것이 리 교수의 목표다. “기술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옆집에서 나오는 것이 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엑스봇파크 메인 빌딩에 들어서면 바닥을 가득 채운 수학 기호와 동서양을 넘나드는 과학·철학자의 업적을 만나게 된다. 테크에 관한 모든 지식을 섭렵해 중국식으로 이를 뛰어넘겠다는 의지로 읽혔다. 리 교수는 “모든 기술의 기초는 수학”이라는 말로 설명을 갈음했다.

엑스봇파크의 모태는 홍콩과 선전시, 베이징대가 1999년 함께 설립한 심홍산학연기지(IER)다. 리 교수는 이곳에서 중국 최초의 ‘운동 제어 기술’ 기업인 구골테크(固高科技)를 창업했다. 운동 제어 기술은 로봇의 핵심이다. 2004년 홍콩과학기술대에 ‘로보콘’이라는 로봇 경진대회 수업을 열었는데, DJI 창업자인 프랭크 왕(왕타오)이 이 수업을 들은 학생이다. 이후 2004~2009년 하얼빈공대 선전 캠퍼스에서 다양한 창업 실험을 하고 2014년 엑스봇파크를 설립했다. 글로벌 최대 스마트 보트 스타트업 이동, 자동화 물류 스타트업 하이로보틱스 등이 이곳에서 배출됐다.

선전=박동휘 테크&사이언스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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