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1 격투’ 운운할 정도로 싫어하더니...머스크 따라쟁이 된 저커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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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요약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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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앙숙이었던 일론 머스크와의 관계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이는 저커버그가 머스크의 SNS 운영 방식을 따라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메타는 오는 18일부터 새로운 '커뮤니티 노트' 기능을 도입해 사용자들이 글의 진위를 검증하고 의견을 달 수 있게 하며, 이는 머스크가 운영하는 X에서도 유사하게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저커버그의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여론은 악화되고 있으며, 진보적 사용자들이 메타 서비스를 이탈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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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 자사 소셜미디어
팩트체크 검증 방식으로
일론 머스크의 ‘X’가 도입한
‘커뮤니티 노트’ 적용하기로

SNS 정책·무자비 해고까지
머스크 스타일 그대로 답습
트럼프 의식한 행보 분석도
진보 성향 이용자들은 ‘반발’

마크 저커버그.

마크 저커버그.

직접 만나 일대일 격투까지 할 뻔했던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앙숙이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닮아 가고 있다.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 되면서 저커버그의 ‘머스크 따라 하기’가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13일(현지시간) 메타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커뮤니티 노트’를 18일부터 시범적으로 도입한다고 밝혔다. 커뮤니티 노트는 SNS에 올라온 글의 진위 여부를 회사의 팩트체크 팀이 검증하는 것이 아니라, SNS의 다른 사용자들이 진위 여부에 대한 의견을 달도록 하는 기능이다. 해당 콘텐츠가 거짓이라고 생각하면 커뮤니티 노트에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링크와 함께 의견을 적을 수 있다.

커뮤니티 노트는 메타의 경쟁 서비스인 ‘엑스(X·옛 트위터)’에서 먼저 도입된 기능이다. 머스크가 2022년 X를 인수한 뒤 기존의 팩트체크팀을 해체하고 이 기능을 도입했다. 그는 트위터가 좌파들에 의해 잠식됐다고 믿으며 플랫폼에 의한 검열을 반대하고 있다. 커뮤니티 노트는 팩트체크 인력을 줄이고 콘텐츠 관리에 대한 책임을 기업이 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플랫폼에도 유리한 정책이다.

진보 성향의 사용자들은 커뮤니티 노트가 X상에서 가짜뉴스를 걸러내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 디지털혐오대응센터(CCDH)에 따르면 지난 미국 대선 기간 동안 머스크가 올린 허위 정보에 대해 단 한 번도 커뮤니티에 의한 팩트체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일론 머스크.

일론 머스크.

이런 비난에도 불구하고 저커버그 CEO는 올해 1월 “더 이상 (SNS에서) 검열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팩트체크팀’을 해체하고, ‘커뮤니티 노트’ 도입 계획을 밝혔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해당 기사를 공유하면서 ‘멋지다’고 평하기도 했다. SNS 검열을 반대하는 트럼프와 정치적인 색을 맞추는 행동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저커버그가 SNS 정책에서만 머스크를 닮아 가는 것은 아니다. 머스크의 인사 방식을 그대로 닮아 간다는 설명이 나오고 있다. 메타는 지난 2월 성과가 떨어지는 직원 3600명(전체의 5%)을 해고했다. 부서나 사업을 정리하면서 해고했던 기존의 방식과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같은 달 회사 내부 정보를 외부에 알렸다는 이유로 직원 20여 명을 해고하기도 했다. 언론에 정보를 노출할 경우 예외 없이 해고해 버리는 것은 테슬라, 스페이스X 등 머스크가 소유한 기업들의 특징이다. 메타는 성소수자, 소수인종 등을 우대하는 이른바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에서도 최근 한 발 물러났다. DEI는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가 혐오하는 정책이다.

2023년까지만 해도 저커버그와 머스크는 현실에서 주먹 다툼을 예고할 정도로 최악의 사이였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해 X로 바꾸면서 직원들을 대규모로 해고하자 사용자들이 이탈하기 시작했고, 메타는 트위터와 유사한 서비스인 스레드를 출시해 X의 점유율을 빼앗아 오려 했다.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은 인터넷상에서 설전을 벌였고, 실제 대결을 하기 위해 이종격투기 리그인 UFC와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하지만 2024년 들어 두 사람 모두 이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으면서 ‘케이지 파이트’는 흐지부지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고 저커버그가 트럼프에게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면서 저커버그와 머스크의 관계도 달라졌다. 저커버그는 SNS 운영 방식이나 인사 정책 등에서 머스크를 닮아 가려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우파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저커버그의 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그에 대한 여론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진보적 성향의 유저들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을 탈퇴하고 다른 SNS로 이동하고 있다. 한때 ‘미국에서 가장 인기 없는 기업인’ 자리를 머스크에게 빼앗겼던 저커버그가 다시 1위를 탈환하는 모습이다. 퓨리서치센터가 2월 19일 내놓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54%가 머스크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저커버그는 이보다 많은 67%가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 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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