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로 11만달러를 돌파한 비트코인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비싼 자산이 됐다. 금융시장에선 올해 비트코인 가격이 21만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23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4시20분께 11만1970달러로 치솟으며 11만2000달러에 근접했다. 전날 오전 8시30분 사상 처음으로 11만달러를 넘어선 이후에도 상승 랠리를 이어갔다. 오후 들어 가격이 다소 조정됐지만 11만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가파른 상승세에 힘입어 비트코인은 이날 시가총액을 약 2조2000억달러로 불리며 아마존(2조1350억달러)을 제치고 세계 5대 자산에 이름을 올렸다. 금(22조2480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3조3800억달러), 엔비디아(3조2390억달러), 애플(3조70억달러)에 이어 다섯 번째로 가치가 크다. 최근 미국 재정적자 확대 우려로 미 달러와 국채, 주식이 동반 하락하는 와중에 상승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다.
암호화폐 친화적인 정책이 비트코인 가격을 밀어 올리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 상원은 지난 19일 스테이블 코인 발행과 담보 요건을 강화하고 자금 세탁 방지 법률을 준수하는 의무를 담은 스테이블 코인 법안을 통과시켰다. 스테이블 코인은 가치가 달러 등 특정 자산에 1 대 1로 연동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다. 이 법은 스테이블 코인 발행자가 미 달러와 단기국채 등을 자산으로 준비금을 100% 보유하도록 했다.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스테이블 코인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비트코인의 투자 매력을 한층 더 높였다는 평가다.
기관투자가의 매수세가 더 강해질 것이란 기대도 반영됐다. 19일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간이 고객의 비트코인 매수를 허용하면서 더 많은 대형 기관이 비트코인 투자에 뛰어들 가능성이 거론된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는 기관 자금이 지속해서 유입 중이다. 파사이드인베스터스에 따르면 21일 기준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는 6거래일 연속 순유입을 기록했다. 민 정 프레스토리서치 애널리스트는 “기관이 적극적인 매입을 통해 강세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21만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