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년 습지 우포늪도 소나무재선충병 ‘잿빛 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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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개 시군구 ‘3차 대발생’ 현장 산불 지나간듯 하얀 고사목들 번져… 주민 “일흔 평생 이런 피해는 처음” 생태계 파괴될까 항공 방제도 못해… 국립공원 13곳으로도 감염 확산세 “이대로 두면 솔숲 자체 사라질수도” 27일 국내 최대 자연 내륙 습지인 경남 창녕 우포늪 일대 야산 곳곳에서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로 소나무들이 붉게 변하거나 하얗게 말라 죽어 있다. 몸 길이 1mm 안팎의 재선충은 매개충을 통해 소나무에 침투해 수분과 양분의 이동을 막아 나무를 고사시킨다. 창녕=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27일 찾은 경남 창녕군 우포늪 일대의 소나무 숲은 산불이 지나간 것처럼 붉고 하얗게 변한 고사목으로 뒤덮여 있었다. 나뭇잎은 바싹 말라 떨어지고 앙상한 기둥만 남은 고사목의 상태는 처참했다. 부러진 고사목을 만지자 가루처럼 바스러질 정도였다. 소나무를 말려 죽이는 ‘소나무재선충병’이 1억4000만 년 전 형성된 국내 최대의 자연 내륙 습지인 우포늪까지 덮친 것이다. 재선충병이 전국 166개 시군구로 번지며 이른바 ‘3차 대발생’을 맞은 가운데 국내 산림 생태계 지형이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포늪까지 덮친 재선충병… “일흔 평생 처음” 우포늪 인근 옥천마을에서 만난 주민 이양섭 씨(71)는 “일흔 평생 이곳에 살았지만 산 전체가 울긋불긋해질 정도로 소나무가 말라죽은 건 처음 본다”며 “병에 걸려 고사하는 데 3, 4개월이 걸린다고 하니 지금 푸르게 보이는 나무 중에서도 감염된 게 많을 것”이라고 했다. 우포늪은 습지보호지역(약 854ha)에서 늪 수면(약 231ha)을 뺀 상당 부분이 산림이며, 숲의 절반 이상은 소나무로 이뤄져 있다. 이 솔숲은 습지와 육상 생태계를 연결하고 야생동물의 서식과 이동 공간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재선충병 확산을 막기 위해 방제에 나선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달리 우포늪은 항공 방제도 못 하고 있다. 생태적 가치가 큰 우포늪의 식생에 방제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우포늪은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따오기의 복원지이기도 하다. 창녕군 측은 “이제는 감염목이 너무 확산돼 베어내는 작업도 불가능하다”며 “자연적인 치유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지만 고사목 자체가 우포늪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피해 현장을 함께 돌아본 이상훈 국립생태원 습지연구팀장은 “비가 내리면 고사목이 토양을 잡아주지 못해 토사와 나뭇가지 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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