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전 李 방중 부담
한중관계 고려 ‘넘버2’ 방문 조율
여권 관계자는 20일 “한미 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에 먼저 참석하게 되면 한미동맹 등 우방과의 관계가 틀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대통령 대신 우 의장이 중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여권에선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 70주년 행사에 참석한 이후 오히려 한중관계가 악화 일로를 걸었던 사례를 들어 이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만류하는 의견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10월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초청한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를 외면할 수 없는 만큼 우 의장이 대신 중국 전승절에 참석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 의장은 올 2월 하얼빈 겨울아시안게임 개회식에 초청을 받아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 면담을 갖고 APEC 정상회의 참석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우 의장은 “한국 외교 정책의 핵심은 대중국 우호에 있다”며 양국 간 상호 신뢰와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우 의장 측은 “아직까지 중국과 대통령실로부터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전승절이라는 범국가적 행사 참석 여부는 대통령이 먼저 확실히 결정한 후에 국회의장의 참석 여부를 논의해야 할 문제”라며 “한중, 한미 관계 등 복잡한 외교 관계가 얽혀 있는 상황에서 벌써부터 국회의장이 대신 참석한다고 확정 짓는 것은 선후 관계가 전혀 맞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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