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서 17년 지도자 마감' 홍원기 전 감독 "모두 소중한 시간"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에서 전격 해임된 홍원기 전 감독이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전했다.

홍원기 전 키움히어로즈 감독. 사진=연합뉴스

홍 전 감독은 16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직접 팬 여러분께 인사드릴 기회가 없어서 글로 마음을 전한다”며 “감독실을 정리하다 보니 많은 장면이 스쳐 지나간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2009년 코치로 시작해 17년이라는 시간을 이 팀과 함께 했다”며 “최근 팬 여러분이 보낸 댓글과 메시지를 모두 읽었다. 큰 힘이 됐다. 감사하다”고 했다.

홍 전 감독은 “감독실을 정리하면서 17년간의 순간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고 회상하면서 “2022년 가을야구 무대에 다시 올랐던 순간엔 전율이 돌고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고 적었다.

또한 감독으로서의 첫 승, 취임 발표 당시의 설렘, 100승을 기록했던 부산 경기의 무게감 등을 언급하면서 “돌이켜보면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털어놓았다.

홍원기 전 감독은 선수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코치 시절 입단했던 송성문 선수가 이제는 주장으로 팀을 이끄는 걸 보며 세월의 흐름을 느꼈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제는 야구장 밖에서, 조금 멀리서 이 팀을 지켜보려 한다”며 “마음만은 여전히 그라운드를 향해 있겠다. 선수들을 믿고 마지막까지 뜨거운 응원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부족한 저에게 늘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다”고 인사를 건넸다.

홍 전 감독은 현대유니콘스에서 선수 생활을 마친 뒤 2009년부터 17년 동안 히어로즈에서만 지도자 생활을 한 ‘원클럽맨 지도자’다. 2021년 사령탑에 오른 뒤 2022년엔 모든 이들의 예상을 뒤엎고 약체 전력이었던 키움을 한국시리즈에 진출시켰다.

하지만 홍 전 감독도 구단의 계속 전력 누수에는 어쩔 수 없었다. 이정후, 김혜성 등은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박동원, 조상우 등은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 됐다.

그에 따른 대체 전력 보강은 이뤄지지 않았고 팀 전력은 눈에 약화됐다. 그 결과 2023, 2024시즌 최하위에 머물렀고 올 시즌도 전반기 91경기에서 27승 61패 승률 0.307에 그치면서 3년 연속 최하위가 유력한 상황이다.

키움 구단은 지난 14일 홍 전 감독을 비롯해 고형욱 전 단장, 김창현 전 수석코치를 모두 해임하는 결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