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과 무역 협상 과정에 가장 강력한 무기로 휘두르고 있는 광물은 희토류다. 첨단산업의 필수 원재료인 중희토류 시장에서 중국의 글로벌 점유율은 98%에 이른다. 일본, 독일 등은 재자원화로 희토류 수급의 안정성을 꾀하고 있지만 국내 희토류 재자원화는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재자원화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엔 사용 후 영구자석(희토자석)을 회수해 희토류를 추출하는 공장을 상업화 규모로 운영하는 기업이 없다. 국내 유일 희토자석 생산업체인 성림첨단산업의 자회사인 성림희토금속은 아직 양산 규모의 공장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희토자석은 고성능 전기차 모터, 풍력 발전 터빈 등 고온에서도 자력을 유지해야 하는 첨단산업 부품에 들어간다. 자석의 내열성을 높이기 위해 디스프로슘, 터븀 등과 같은 중희토류를 사용한다.
전문가들은 폐(廢)희토자석을 제대로 회수하면 중희토류 공급망을 움켜쥐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선진국들도 이런 방식의 재자원화 정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일본과 독일은 희토자석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스크랩을 원료로 활용해 중희토류를 회수하고 있다. 국내에선 성림첨단산업이 2023년에야 첫 희토자석 공장을 세우고 스크랩을 활용한 재자원화 사업을 시작했다. 재자원화 산업을 지원하는 정부 대책도 제대로 수립되지 않고 있다.
이진영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중국은 희토자석 스크랩의 해외 반출을 금지하고 있다”며 “현재 중희토류 재자원화의 가장 큰 과제는 기술이 아니라 원료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