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포르성 장악 뒤 자흐라니강 방향 진격
레바논 남부 중심지 나바티예 포위 가능성
프랑스 “점령 정당화 못 해” 안보리 긴급회의 요청
영국 가디언은 31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며칠간의 격렬한 교전과 인근 마을 공습 끝에 레바논 남부 보포르성을 장악했다고 보도했다. 보포르성은 아랍명으로 칼라트 알샤키프로도 불리며, 이스라엘이 1982년부터 2000년까지 레바논 남부를 점령했을 때 군사 거점으로 사용했던 곳이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스라엘군이 보포르성을 점령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사진과 영상에는 이스라엘 국기와 골라니여단 깃발이 성 위에 올라간 모습이 담겼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 기반시설을 해체하고 보포르 능선과 와디 알살루키 일대에 대한 통제권을 확대하기 위한 작전이라고 설명했다.
보포르성은 레바논 남부 대부분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고지대에 자리해 전략적 가치가 큰 곳으로 평가된다. 이스라엘군은 이미 헤즈볼라를 겨냥한 작전 과정에서 리타니강 일대까지 통제했고, 현재는 그보다 북쪽인 자흐라니강 방향으로 진격하고 있다.다만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이번 점령이 실질적 전과보다 상징적 장면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스라엘 오픈대의 야길 레비 교수는 보포르성 점령을 “이미지의 승리”라고 평가하며, 이스라엘이 이기고 있지 않다는 인식이 커지는 상황에서 성과를 보여주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레비 교수는 이스라엘 북부 지역 주민들의 항의가 커지고 있고, 군 내부에서는 드론 공격에 노출된 병사들의 취약성을 둘러싼 비판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헤즈볼라가 여전히 온전하고, 이를 무장해제할 현실적 계획도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군의 다음 목표는 레바논 남부의 경제·문화 중심지인 나바티예를 압박하는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바티예는 오랫동안 저항의 상징으로 여겨져 온 도시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 때마다 전선 한복판에 놓였다.이스라엘군은 최근 자우타르 알샤르키야와 마이파둔을 지나 슈킨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 슈킨 주민들에게는 추가 군사작전 우려 속에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모하나드 하지 알리 카네기중동센터 선임연구원은 이스라엘군이 나바티예를 장악할 경우 헤즈볼라의 사기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파괴가 심한 이른바 ‘옐로존’ 상황을 거론하며, 주민 귀환을 막거나 서안지구와 유사한 병합·정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나와프 살람 레바논 총리는 이스라엘이 남부 지역에서 “초토화 정책과 집단처벌”을 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마을을 파괴하고 주민을 강제로 내몰고 있다며,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휴전을 요구했다.
프랑스도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교장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군사작전을 논의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하며, 레바논 영토에 대한 점점 깊어지는 점령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이번 진격이 교착 상태에 빠진 미국과 이란의 협상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짚었다. 이란은 어떤 합의든 레바논 전투 종식을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관측통들은 이스라엘 정부와 군 지휘부가 향후 합의로 작전이 제한되기 전에 헤즈볼라에 가능한 한 큰 타격을 주려 한다고 보고 있다.[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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