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우리도 美에 수정안 제시할 것…노딜도 대비” 종전협상 교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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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 내 메모리얼 앰피시어터에서 열린 제158회 메모리얼데이(현충일)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對)이란 군사 작전 중 미 장병 13명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으려다 목숨을 잃었다면서 “이란은 절대 핵무기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5.26. [알링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 내 메모리얼 앰피시어터에서 열린 제158회 메모리얼데이(현충일)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對)이란 군사 작전 중 미 장병 13명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으려다 목숨을 잃었다면서 “이란은 절대 핵무기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5.26. [알링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 초안을 최종 승인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이란도 미국에 수정안을 제시할 거라는 이란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이란 핵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등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양측이 MOU 내용을 둘러싼 신경전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특히 미국과 이란 모두 최근 강경파가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고농축 우라늄 제거 등을 고수하고 있어 MOU 체결, 나아가 종전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실제로 이란은 ‘노딜’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주요 쟁점에서 일방적 양보를 하지 않겠단 뜻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국지적인 충돌도 이어지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1일(현지 시간) 미국이 이란 남부를 공격하는 데 사용한 공군기지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0, 31일 미군 중부사령부가 이란 고루크와 케슘섬의 레이더 및 드론 통제시설을 공습하자 이에 대한 보복을 감행한 것. 이란은 구체적인 공격 지역은 안 밝혔지만 쿠웨이트 정부는 1일 이란이 자국 영토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미군이 이용 중인 쿠웨이트의 알리알살렘 공군기지가 공격 대상이었단 분석이 나온다. 휴전 중에도 양측의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며 협상 결렬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란 “노딜 상황까지 대비”… 쉽게 양보 안 할 듯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지난달 31일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은 합의문에 자체 수정안을 반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MOU 승인 관련 회의를 참모들과 가졌지만, 이란의 핵 능력 억제, 동결 자금 해제,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보고 이란에 수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란도 MOU 수정안을 전달할 것을 밝히며 내용 조율 의사를 일단 내비친 것이다.

다만, 이란은 노딜도 불사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핵 문제와 동결 자금 해제 등 쟁점에서 쉽게 양보하지 않을 것임도 분명히 나타냈다. 이란 측 소식통은 타스님에 종전 MOU 확정과 관련해 “판단 기준은 우리가 동의 가능한 문안인지 여부”라고 밝혔다. 또 그 어떤 합의도 최종적이지 않다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상황까지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최근 조세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각각 통화해 점진적 긴장 완화 방안을 제안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첫 단계로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대한 모든 공격을 중단하면 그 대가로 이스라엘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등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는 안을 제안했다는 것. 이는 이란과 종전 협상 진전을 위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충돌을 자제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하지만 이스라엘은 계속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전투 범위를 넓히고 있다. 또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는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들이 베이루트에 대한 공습 확대를 허용해달라고 미국에 요청했다고 지난달 31일 전했다.

●우크라이나-가자전쟁 이어 이란전까지 교착 국면

미국과 이란 간 종전 MOU 협상이 뚜렷한 성과를 못 내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으로 인해 임기 중 또 하나의 ‘교착(stalemate)’ 국면에 직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전쟁에 이어 이란 전쟁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해결을 공언했던 주요 분쟁들이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한 채 장기 교착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모든 상황은 거대한 야망을 가진 대통령이 국제 정치의 냉혹한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힌 결과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또 “후속 관리(follow-through)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점이 아니다”라고도 평가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파리=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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