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 시간)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따르면, 최근 오스트리아 빈 수의과대학 앨리스 아우어스페르크 박사팀은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를 통해 암소 ‘베로니카(Veronika)’를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베로니카가 막대기나 브러시를 이용해 몸을 긁는 행동이 우연이 아닌 ‘쓰임새를 이해한 도구 활용’이라고 밝혔다.
● 가려움 해결하려 9년 동안 기술 연마
13세인 해당 암소는 목초지를 자유롭게 거닐며 생활해 왔다. 이 과정에서 울타리 주변의 갈퀴나 조경 도구를 장난감처럼 다루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이 소가 도구를 든 계기는 여름철 기승을 부리는 ‘말파리’ 때문으로 분석된다. 파리가 등에 붙어 가려움을 유발하자 주변 물건을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신체 부위에 따라 도구의 기능을 구분한 것이다. 피부가 두꺼운 등을 긁을 때는 거친 솔을 사용했고, 예민하고 부드러운 배 쪽을 긁을 때는 매끄러운 손잡이 부분을 활용했다.
연구진이 수십 차례 브러시 위치를 바꿔 놓아도 소는 매번 정확히 도구를 집어 사용했다.
● “특별한 천재 아니라 환경이 만든 결과”
연구팀은 “이 소가 특별한 천재라서가 아니라, 도구를 접할 기회와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기 때문”이라며 “환경만 갖춰진다면 다른 소들도 충분히 도구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소 주인 비트가 비겔레 씨는 “처음에는 서툴렀지만, 9년 동안 기술을 익혀 지금의 수준에 올랐다”고 전했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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